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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 칼럼] 대통령의 2인자와 후계자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31 00:02:40
 
▲ 조정진 편집인‧주필
건국 대통령 이승만정부의 2인자는 누가 뭐라 해도 이기붕(1897~1960)이었다. 하지만 4·19 혁명을 초래한 그에 대해 알려진 건 별로 없다. 충북 괴산 출신인 이기붕은 연희전문대를 중퇴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미군정에서 통역으로 근무하다 프란체스코 여사와 친분이 있던 아내 박마리아 이화여대 교수의 노력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34대 서울시장과 제3대 국방부 장관을 거쳐 제3·4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1960315일 선거로 부통령에 당선됐으나 4·19로 취임도 못한 채 육군 장교였던 장남 이강석의 총격으로 온 가족과 함께 사망했다. 서울시장 시절 그는 청렴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국군이 한강 다리를 끊고 후퇴하던 6·25 전쟁 때는 서울시장이 된 책임으로 남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3·15 선거 때 85세였던 이승만이 재임 중 사망하면 야당 부통령한테 권력이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기를 쓰고 당선되려고 부정선거를 자행한 것이다.
 
당시 이기붕은 각부신경통과 협심증을 앓고 있어 휠체어를 타야 이동할 정도로 몸이 쇠약했다. 대화도 박마리아 여사가 전달을 해 줘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이기붕이 부통령에 취임했더라도 실제 역할은 박 여사가 대리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식을 줄 모르는 부부의 권력욕이 결국 자신과 가족·나라의 불행을 불러온 것이다.
 
박정희는 조카사위 김종필과 함께 19615·16을 통해 집권해 18년을 대통령으로 재임했지만 서거 시까지 후계자를 뚜렷이 드러내지 않았다. 김종필을 비롯해 이후락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차지철 경호실장 등이 2인자 자리를 놓고 티격태격했지만 정작 박정희의 마음은 다른 사람한테 가 있었다는 게 사후 알려졌다. 바로 정적이었던 김대중이었다. 남로당 활동 이력이 있는 박정희는 북한을 포함한 민족 통일을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렸다는 게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측근의 전언이다.
 
3수 끝에 대통령이 된 김대중은 당선인 시절 이런 내용을 인지한 뒤 박정희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의 친동생 박재규 경남대 총장을 통일부 장관에 임명했다.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주창했을 뿐만 아니라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후계자로 만들어 보라고 최측근에게 지시했다. 박근혜가 야당 의원 시절 북한 방문을 주선한 유럽코리아재단은 김대중과 북한의 입김이 함께 작용한 단체였다는 것이 훗날 밝혀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명을 후계자로 타진하다 박근혜 후보한테 밀린 경우다. 처음엔 손학규를 염두에 두고 당을 옮겨 후보가 되면 밀어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이당(移黨)을 제안했다가 수렁에 빠트렸다. 이어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를 띄우려다 총리 청문회에서 낙마시켰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직을 건 무료학교급식 반대에 도박을 걸게 했다가 역시 낙마시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마지막에는 안철수를 점찍어 지지율 부양에 힘썼으나 도저히 박근혜 바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권력자의 2인자와 후계자는 성격이 좀 다르다. 전두환은 충직한 장세동 국가안전기획부장을 2인자로 활용했지만 후계자는 초지일관 노태우였다. 자신이 맡았던 주요 보직을 차례로 물려주며 체계적으로 후계자 수업을 한 건 역사가 증명한다. 노태우는 3당 합당으로 김영삼과 손을 잡는 바람에 2인자이자 후계자로 성장하던 박철언과 거리를 둬야 했다.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1997년 외환난을 부른 것, 그리고 1990년대 말 북한 체제 붕괴를 막은 김대중 정권을 탄생시킨 것은 김영삼정부의 역사적 과오다.
 
신구 정권이 대립하고 있는 요즘 정치권 소식통들의 최대 관심사는 문재인과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계다.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부정선거 시스템으로 얼마든지 이 대표를 당선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왜 0.73%p라는 초박빙으로 윤 후보의 손을 들어 줬을까 하는 게 최대 미스터리다. 득표 차 247077표보다 많은 307542표의 무효표도 의문이다. 이 절묘한 표 차이로 문재인은 당선인과 낙선자를 모두 억누르는 효과를 보고 있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됐다면 대한민국 역사와 문재인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이재명은 예비후보 시절 권력은 잔인하게 행사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물론 좋은 쪽으로 그렇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권력자 입장에선 섬뜩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KBS이사장을 지낸 역사학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재명이 집권하면 대한민국 끝장나고 우리는 현대판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평론가 조우석은 그는 문재인 뺨 칠 사람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퇴임을 앞둔 권력자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과 가족의 퇴임 이후 안전보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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