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로 종부세 납세 대상 10만 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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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소수 부자’만 낸다던 종부세 120만 명 부과
14억 선 상향 무산돼 1주택자 600억 더 내야
시세가 공시가보다 낮아져 조세 저항 심할 듯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10 00:02:01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개정을 외면함에 따라 국민 10만 명이 추가로 이 세금을 내게 됐다. 전임 문재인정부의 최대 실책 중 하나인 부동산 정책의 폐해가 문 대통령 퇴임 후에도 미치게 된 것이다. 더구나 집값이 급락하는 가운데 집값이 고점에 있던 1월1일 기준 공시가격에 맞춰 종부세를 내야 해 납세자들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종부세법 개정안 실패는 민생을 망각한 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올 연말 주택분종부세 부과 대상자가 1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보다 27만 명 급증했고, 문 정부 첫해인 2017년(33만2000명)보다 약 3.5배 늘어난 규모다. 과세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연초 공시가가 전년보다 17.2%나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1주택자 종부세 부과 하한선인 공시가 11억 원을 넘은 집이 많아지면서 종부세 부과 대상도 29%나 늘었다.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부과 대상이 100만 명을 넘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종부세는 문 정부가 도입 당시 내세웠던 ‘극소수 부자’를 노린 세금이 더 이상 아닌 것이다.

문 정부는 2030년까지 공시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9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급격하게 공시가를 올렸고,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공동주택 기준 공시가 상승률은 각각 19.1%, 17.2%로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종부세 대상도 덩달아 늘어났다.

여당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세부담을 줄여주자는 차원에서 종부세 부과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1주택자 과세 기준을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그 결과 10만여 명이 과세 대상으로 추가됐고, 1주택자 과세부담은 약 600억 원 늘게 됐다.

종부세 납세자가 제일 많은 서울의 아파트값은 23주 연속 하락하면서 공시가가 실거래가를 뛰어넘은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음달 1~15일에 매매가격보다 오히려 높거나 비슷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진 종부세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종부세 납부를 앞두고 조세 저항도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익 본 게 한 푼 없는데 뜯어가는 세금’ 등의 글이 올라오는 등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집값이 앞으로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025∼2030년까지 공시가를 실거래가의 90%로 높이기로 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그대로 둔다면 집값이 하락해도 공시가, 즉 세금 부담은 덜 내려가게 된다.

여당에서는 문 정부 때 마련된 공시가 체계를 개편하는 데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기존 현실화 계획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은 올해 수준인 71.5%(공동주택 기준)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제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시가격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20만 명이 넘게 내게 된 종부세는 ‘극소수 부자에게 물리는 부유세’라는 도입 취지를 이미 많이 벗어났다. 집을 처분한 뒤 내는 양도소득세와 달리 매년 지갑을 열어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가계 소비까지 위축시킨다. 내 집값은 떨어졌는데 안 내던 세금까지 내야 하는 억울한 납세자가 속출할 전망이다. 야당은 이제라도 민생을 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입 대신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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