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과밀 악몽 여전한데 지하철노조는 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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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노조, 감원에 반발 30일부터
과밀·열차 탈선으로 시민 불안 커지는데
조합원들은 자기만의 이익 분출 장소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11 00:02:02

이태원 참사와 잇따른 열차 사고로 과밀·안전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영등포역 탈선사고·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겹치는 철도와 지하철은 불안·불편·과밀의 표본까지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30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시민들 원성이 크다. 이태원 참사와 마찬가지로 ‘대형 밀집 사고’가 예상되는 지하철 총파업에 대해 정부가 미리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든 파업에는 나름 이유가 있지만, 국민 안전을 넘어서는 이유는 불가하다.

영등포역 탈선사고로 35명이 다쳤고, 구로~용산 구간 운행이 멈추는 등 철도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은 초과밀 상태를 보인 일부 구간에서 승객 간 고성이 오갔다. 열차 탈선이 자칫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사고 때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나아진 게 없다.

이런 와중에 지하철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에 반발하며 3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실제 파업을 강행하면 2016년 이후 6년 만의 파업이다.

총파업이 시작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행률은 평시 대비 50~80%로 떨어져 출퇴근길 교통난이 우려된다. 주말에는 전 노선 운행률이 절반 수준이 된다. 출퇴근길 교통 대란과, 이태원 참사에서 발생했던 과밀은 불 보듯 뻔하다. 많은 시민이 이태원 과밀 사고의 트라우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 안전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꾀하려는 것이다. 옳지 않다.

노조의 파업 이유는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1549명)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해마다 매년 1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낸다. 특히 문재인정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2018년 무기직 1285명을 정규직 전환해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선 정규직으로 전환한 직원의 상당수가 기존 사원의 친인척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론 시민도 자신들 안전에 최선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사 전에는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이해를 보이는 편이었으나 참사 뒤론 과밀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반발하는 시민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9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국회 예산 심의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자 출근하던 시민들 사이에선 “적당히 좀 합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지하철 5호선 개롱역에서 열차 출발을 기다리다가 시위로 3호선 오금역으로 이동했던 한 여성은 “지하철 시위 때문에 매일 아침 일찍 나오는데, 이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더 일찍 맡겨야 한다. 우리 아이는 왜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거냐”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코레일 사고 발생 직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비단 탈선 사고뿐 아니라 이태원 사고 같은 대형 참사에 이르기까지 의식과 제도를 모두 개혁해야만 ‘위험관리 사회’로 나아갈 수 있고, 그래야만 과밀 참사를 비롯한 어이없는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이태원 참사 때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할 국가의 통제권’ 간 논쟁이 벌어졌고, 여론은 국민 생명 보호 쪽 손을 들어줬다. 통제가 성공해 안전이 유지되려면 공직자나 공적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들이 자기의 직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도적 매뉴얼도 필요하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고 실행하는 이들이 부여받은 권한을 충실히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자칫 전체주의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참사의 여운이 남아 있는 현재로선 국민 안전에 더한 비중을 두고 실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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