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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유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선 시민언론 단체 ‘민들레’에 분노하여 직접 해당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한 시민 A씨는 “윤석열 탄핵 프로세스를 가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제보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희생자의 이름 공개는 유가족을 비롯해 그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A씨에 따르면 참사 이후 그는 매일 거주지와 사업장 인근의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애도했다. A씨는 이날 오전 민들레 관련 뉴스를 접했다. 민들레는 전날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며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같은 날 밤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 추모미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을 불렀으며 유튜브 채널 더탐사도 이날 명단을 공개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뉴스를 접한 A씨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곧장 ‘더탐사’와 ‘민들레’의 위치를 파악했고 이후 ‘민들레’의 위치가 서울 마포구 모처에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새벽 6시쯤 집을 나선 그는 가족들에게 작별의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 현장을 찾아 현장에 놓여 있던 국화꽃과 귤, 빼빼로, 막걸리를 손수 챙긴 후 자신의 테니스라켓을 들고 민들레 사무실을 찾았다.
자차로 사무실로 이동하며 경찰 체포까지 염두에 뒀던 A씨는 개인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사무실 앞에서 현관문을 테니스라켓으로 가격한 후 막걸리와 빼빼로를 뿌리고 현관문 앞에 국화꽃을 놓았다.
A씨는 테니스라켓으로 문을 때렸는데, 충격 때문에 라켓은 구부러졌다. 또한 사무실의 현관 앞은 참사현장에 있던 물품들로 인하여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A씨는 “참사 현장에 있던 물건들을 민들레 사무실에 직접 가져간 이유는 158명의 희생자를 위해서였다. 그들의 진혼을 달래기 위함이었다”고 고백했다.
계속해서 현행법 위반사항을 따진 A씨는 “공소권이 없는 죽은 자들을 공개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에 걸리지 않을 것이지만, 사자명예훼손 등을 걸면 충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의료법 제19조(정보 누설 금지) 위반 소지가 있는데 만약 희생자 이름을 넘긴 의료기관이 있다면 반드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19조)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때 외에는 의료 행위를 통해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하게 돼 있다.
A씨의 과격한 행위는 민들레 관계자 B씨를 만나 해결됐는데, B씨는 경찰에 신고하려다 해당 이유를 A씨에게 물었다. A씨는 B씨에게 “나는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했다”고 언급했고, B씨는 이해할만한 이유라 하여 A씨를 사무실 안으로 불러 관련 명단을 공개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A씨가 본지에 넘긴 B씨 관련 인터뷰 영상에서 B씨는 “콘크리트에 묻히듯 억울한 죽음들이 묻히는 게 아쉬웠다”며 “고별다운 고별을 못한 것, 우리 사회가 사회적 죽음에 관한 책임을 져야 했다”고 언급했다.
B씨는 “최소한 (고인들이) 자신이 왜 죽었는지, 조금이라도 이유를 알고 유족은 유족대로, 가족을 떠나보낼 수 있도록 사회가 그 역할을 하게끔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명단 공개가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문제해결점에 대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유가족의) 동의와 거부의 여부를 떠나 공개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한편으로 민들레에서는 상당수 희생자 이름이 ‘김00’와 같이 익명으로 전환된 것으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확인됐다. 민들레는 명단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원치 않는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명단 공개 이후 유족 항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해 유족이 개인정보 침해 신고를 하면 조사에 나서기로 이날 결정했는데, 정보위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2조 1항에 따르면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기에 사망자의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망자에 관한 정보라도 유족과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정보는 유족의 개인정보에 해당할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 법령을 해석해 위법성을 따져 조사와 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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