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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재직 시절에는 외부에서 걸려오는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질문을 받으면 아무리 바빠도 정성껏 답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질문을 소개하면 이런 것이다.
“금실이 좋다고 할 때 금슬입니까, 금실입니까?” “금실로 씁니다.”
금실은 금슬(琴瑟)이 변한 말로 부부 간의 사랑을 뜻하는 표현이다.
“70은 고희라 하는데 80은 뭐라 하지요?” “우산 산(傘)에 목숨 수(壽), 산수입니다.”
우산 ‘산(傘)’의 약자가 ‘산(仐)’으로, 팔십(八十)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천엽이 맞아요, 처녑이 맞아요?” “둘 다 맞습니다.”
한자어 단어가 표준어로 쓰일 때 대략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①‘설마(雪馬)’가 ‘썰매’로 변했을 때 ‘설마’를 원말로, 변한말 ‘썰매’를 표준어로 삼는 경우 ②‘주착(主着)’이 ‘주책’으로 변하면서 ‘주착’은 비표준어로, ‘주책’은 표준어로 삼는 경우 ③‘천엽(千葉)’과 변한말인 ‘처녑’ 모두 표준어로 삼는 경우이다. 이뿐만 아니라 ‘백엽(百葉)’도 같은 의미의 표준어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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