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화물연대 ‘강대강’ 대치 속 첫 협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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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영구화’ vs ‘업무개시명령 검토’ 대립… 화물연대·국토부 28일 대화 나서
전국 주요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 대비 35%… ‘둔촌주공’ 현장 타설 일시 중단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7 10:09:51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인 25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하는 정부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28일 첫 협상 테이블이 열려 주목된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화물연대에 28일 오후 2시경 세종정부청사에서 대화를 진행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이 자리엔 화물연대 관계자 역시 참석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지(일몰제 폐지) 및 적용대상 확대를 요구하며 24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조합원 5400명(정부 추산) 규모로 총파업 및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총 2만2000명으로 집계되는 조합원의 25~30% 수준이지만, 화물연대는 실제 운송 거부 참여 조합원이 이보다 더 많다는 입장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운송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로, 화물연대는 6월에도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며 일부 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화물연대는 현행 시멘트·컨테이너 운반 차량에만 적용되는 안전운임제가 전체 화물차의 6%에 불과하다면서 적용대상을 철강재·자동차·위험물·사료 및 곡물·택배 지·간선 등 5개 분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 중이다.

반면, 정부는 제도의 3년 연장은 가능하더라도 품목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재 건설업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피해가 막대한 만큼 업무개시명령까지 검토하고 있다. 28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 29일 정례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4년 도입된 업무개시명령 제도는 파업으로 피해가 극심할 때 정부가 업무로 복귀하도록 명령하는 것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번 파업으로 25일 오후 5시부터 26일 오전 10시까지 전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3084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의 35% 수준으로 급락했다. 특히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파업 전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또, 한국시멘트협회는 25일 출하 예정이었던 20만t 가운데 2만t만 출하할 수 있었고, 24~25일 이틀간 운송 차질로 370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최근 공사 재개를 시작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도 콘크리트 타설을 못해 일시적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에서도 하루 평균 5만t가량의 출하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시멘트가 없으면 무조건 셧다운이 발생한다”며 “이미 9월부터 12월 초까지 시멘트업계 성수기로 불리는 기간에 건설경기 침체로 손해를 본 상태에서, 출하 중단 여파로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생산 중단 등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측은 “정부가 대화도 하기 전에 엄포부터 놓고 있다”며 “요구안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달성되지 못한다면 파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대체수송력 확보를 위해 군 위탁 차량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