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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 때 수학여행지가 제주도였다. 파인애플 농장에 도착했을 때 농장 어디에도 파인애플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는 없었다. 1970년대 중반, 그 당시는 그랬다. 과일인 줄 알았던 파인애플은 과일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 파인애플도 바나나도 과일로 보기는 어렵다. ‘나무에 달린 열매’가 과일이기 때문이다. 사과와 배 등은 과일이라 할 수 있지만 수박이나 참외·파인애플·바나나는 과일이라기보다는 ‘과채’ 또는 ‘과채류’로 분류된다.
정리하면 ①나무에 달리는 것만 과일이다(사과·배·감·밤 등). ②채소로 먹는 열매는 과채이다(가지·오이·토마토 등). ③과일처럼 먹는 열매채소나 과채는 과채류이다(가지·오이·수박·참외·바나나·파인애플 등).
한마디로 바나나와 파인애플은 채소(넓은 의미)라고 해도 되고 과채(과일+채소)라 해도 되며 과채류라고 해도 된다. 그러나 과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바나나도 파인애플도 나무에 열리는 열매가 아니라 풀에 맺히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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