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못해 공사중단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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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59곳 중 259곳 피해… 혹한기 앞두고 ‘냉가슴’
건설협회 등 6개 단체, 화물연대 운송 복귀 호소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9 11:28:11

▲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전국 459개 건설현장 중 약 259개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 '대어' 서울 둔촌주공 사업장(사진) 역시 레미콘 타설을 멈춘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인한 건설현장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 459개 건설현장 가운데 259개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멘트 출고량도 평소 대비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재개 후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 ‘대어’ 둔촌주공 사업장 역시 레미콘 반입량이 급격히 줄면서 층고를 올리는 골조 공사를 중단했다. 타설 대신 전기·배선 작업 등 대체할 수 있는 공정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12월과 1월, 소위 혹한기에는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그 전까지 미리 공정률을 높여 놔야 하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건설협회 등 6개 단체(대한전문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한국시멘트협회·한국래미콘공업협회·한국래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원자재값 상승·고물가·고금리 등 엄중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두 번째 파업으로 국내 모든 건설현장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며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6개 단체는 “지금까지는 노동 관련 단체들이 불법행위를 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법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 골몰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는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추적해 예외없이 엄정하게 대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원재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28일 오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건설업계·주택건설업계 및 시멘트·레미콘업계를 만나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른 건설산업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응을 위한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고, LH에는 자재 수급 불안으로 인한 주택공급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철저한 대응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이 차관은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시멘트는 평시 대비 5%, 레미콘은 30%가량만 출하되고 있고, 레미콘 공급이 중단돼 공사가 중단된 건설현장도 250개를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미 건설현장 공사중단 등의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건설업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연관 산업의 규모가 큰 만큼 건설업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차관은 “정부는 건설업계 위기가 심화되지 않도록 건설산업 비상대책반을 본격 가동해 자재 생산·수송 현황 및 건설업계 피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물류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심의, “민생과 국가경제에 초래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시멘트 분야의 운송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해 시행하는 것은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첫 사례다. 명령이 내려지면 운송사업자·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고,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화물차운송사업·운송가맹사업 허가 정지나 취소도 가능하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