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대기업 40곳 이자도 못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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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269개 기업 분기별 이자비용·이자보상배율 조사
3분기 이자비용 6조 원… 1년새 42.1% 증가
한전 7223억 지출 1위… 가스公·삼성전자 順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30 18:24:12

▲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한국 경제에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의 올해 3분기 이자 비용이 6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이자보상배율이 절반으로 줄면서 이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 수도 1년 전보다 5곳 늘어난 40곳이 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30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9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기별 이자 비용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이자 비용은 총 6조1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조3321억 원 대비 42.1%(1조8219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3분기 이자 비용이 가장 큰 곳은 7223억 원을 지출한 한국전력공사다. 이어 △한국가스공사 2399억 원 △삼성전자 2165억 원 △포스코홀딩스 1716억 원 △현대자동차 1489억 원 △SK하이닉스 1487억 원 △한국수력원자력 1435억 원 △한화 1430억 원 △롯데쇼핑 1290억 원 △HMM 1125억 원 △대한항공 1066억 원 △LG디스플레이 1064억 원 △아시아나항공 1001억 원 순이다.

이자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 지출한 기업이 모두 13곳에 달했다.

또한 전체 조사대상 기업 268곳 중 올 3분기 이자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기업은 236곳(88.1%)이나 됐다. 이 가운데 이자 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전년 동기보다 2312억 원(47.1%↑)이나 증가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 831억 원(93.9%↑) △SK하이닉스 827억 원(125.3%↑) △한국가스공사 813억 원(51.3%↑) △삼성전자 795억 원(58.0%↑) △현대자동차 708억 원(90.7%↑) △한화 515억 원(56.2%↑) 등도 이자비용이 늘었다.

이처럼 3분기 주요 기업의 이자 비용이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34조73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조4421억 원)보다 14조7085억 원(29.7%)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은 5.6배로 전년 동기(11.4배)보다 5.8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기업도 268곳 중 166곳(61.9%)으로 절반이 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의 값이 작을수록 이자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 수치가 1 아래로 하락할 경우 해당 기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 3분기 35곳에서 올 3분기 40곳으로 5곳 늘었다. 특히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시스템 △SKC △대한전선 △태영건설 △롯데하이마트 △현대리바트 △코리아세븐 △팜스코 △한신공영 등은 지난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었지만, 올 3분기에는 1 아래로 떨어졌다

또한 △넥센타이어 △한국가스공사 △금호타이어 △HJ중공업 △KCC건설 △한화에너지 등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올 3분기에도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했다.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된 기업은 77곳으로 나타났다. 이자 비용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자비용이 1년 전보다 97억 원(43.4% ↑)이 늘었지만, 영업 이익이 8946억 원(흑자전환)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16.2배로 크게 올랐다.

이 밖에도 한국수력원자력은 4.0배, 삼성물산은 6.8배에서 13.8배로, 현대오일뱅크는 5.7배에서 8.8배로, GS칼텍스는 10.6배에서 13.7배로 개선됐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