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벤투 감독 “선수들에게 미안”… 포르투갈전 ‘무전 지휘’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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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서 그대로 종료
거세게 반발하다 레드카드 퇴장 당해
“나도 사람이라 좋지 않은 모습 보여”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30 13:08:51

▲ 파울루 벤투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에 마련된 한국 축구 대표팀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시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나전에서 퇴장당한 것을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29일(한국시간) 벤투 감독은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 전 자체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제 경기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보였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게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코너킥 기회를 얻었으나 주심이 그대로 경기 종료를 선언했고,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에 따라 벤투 감독은 내달 3일 0시로 예정된 한국-포르투갈의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벤치에서 지휘할 수 없다. 가나전 직후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못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신 자리했다.

이어 그는 “후반에 명확하지 않은 판정이 있었는데, 주심의 존중이 부족했다”며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아서 모든 선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무1패(승점 1점)인 한국이 이번 월드컵 16강에 나가려면 내달 3일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동시에 우루과이-가나 경기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지 못하거나 가나가 우루과이에 승리하면 한국은 탈락한다.

다음은 파울루 감독과 일문일답.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왼쪽부터)**김승규, 조규성, 권창훈, 손흥민 선수가 29일(한국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실내자전거를 타며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어제 경기 마지막 상황에서 퇴장당할 수 있다는 걸 알았나.

“먼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제 경기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보였다. 후반에 명확하지 않은 판정이 있었는데, 주심의 존중이 부족했다.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아서 모든 선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포르투갈전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다.

“벤치에 앉지 못하는 건 최적의 상황이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팀은 그동안 해 온 것과 앞으로 해야 할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회복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있다. 포르투갈전에서 좋은 팀과 좋은 조직이 뭔지 한계까지 보여줄 것이다.”

-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의 선발 명단이 달랐는데, 포르투갈전 변화는.

“전체적으로 지켜본 뒤 선발 11명에 변화를 줄지 보겠다. 항상 그래왔듯 상대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과 장단점을 볼 것이다. 우리의 약점을 숨기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 짧지만 마지막 결정을 할 시간이 남았다. 최종 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할 것이다.”

- 황희찬은 3차전에 출전할 수 있는가. 김민재의 몸 상태는.

“두 선수는 상황이 다르다. 김민재는 (대표팀) 소집 전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나 세리에A 리그 경기를 거의 다 뛰었다. 부상 후 회복과 훈련 중에도 희생정신으로 팀을 도우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비교적 적은 경기를 뛰었다. 부상이 있었는대도 리스크로 안고 카라바오컵을 뛰었다. 소집 이후 훈련에 제약이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

- 이강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9월 소집부터 고려한 것인지, 카타르에 와서 계획을 바꾼 것인지.

“이강인을 긴 시간 동안 관찰해왔다. 9월부터 지금까지가 아니라 장시간 봐왔다. 2019년 아시안컵 이후 발렌시아에서 출전 횟수가 많지 않을 때도 이강인을 발탁했다. 실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수가 발전했고 경기 방식도 지속해서 관찰하고 분석했다. 구단에서의 모습뿐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것을 보며 결정했다. 월드컵 2경기에서 좋은 실력을 보였다. 우리 스타일에 잘 적응하고 녹아들었다.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봤다.”

- 김민재가 출전이 어렵다면 대안(3백 전술 등)은.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는다.”

- 경기 중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가 필요할 수 있는데.

“규정상 금지이므로 코치진과 소통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와 같이 훈련해서 코치진도 실력과 능력이 있다. 상황이 같진 않겠지만 그런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 포르투갈을 이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포르투갈 같은 팀을 이기려면 많은 것을 해내야 한다. 어제 경기는 많은 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충분치 않았다. 축구는 인생과 닮았다. 포르투갈전에서 계속 잘했던 걸 잘 보여주고 한계를 끌어내야 한다. 2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을 더 올려야 하고, 실책은 줄여야 한다. 어제 3실점 중 두 번째 골에서 가장 큰 실수가 나왔고, 다른 골은 운도 좀 있었다.”

-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벤투가 어떤 축구를 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나.

“사람들이 원하는 의견, 여러분(취재진)의 의견도 있겠지만 나는 크게 상관이 없다. 팀과 선수에 관한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긴 과정을 통해 이룬 결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과정과 스타일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다른 스타일로 경기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