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中서 고전… 봉쇄·이커머스 규제에 판매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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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3분기 매출 전년 대비 23.1% 감소·영업이익 68.6% 감소
봉쇄 장기화로 소비·경제활동 위축… 원자재·환율·운영비 상승 ‘3苦’

장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30 18:10:12

▲ 중국의 히스토리 오브 후 매장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갈무리=핀관]

중국 화장품시장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생활용품 제조업체인 LG생활건강이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봉쇄 조치와 전자상거래 및 인플루언서에 대한 규제 강화로 판매에 타격을 입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히스토리오브후·CNP(차앤박 화장품)·오휘·빌리프 등 다양한 코스메틱 브랜드를 소유한 LG생활건강은 중국에 진출한 여행업·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화장품 산업 전문매체인 코스메틱디자인아시아는 1일(현지시간) LG생활건강의 뷰티사업부 3분기 매출액이 5억5000만 달러(약 789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1%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은 68.6% 감소한 4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뷰티부문 실적 부진에도 고급 라인은 매출 상승

중국에서 화장품 소비는 도시 봉쇄로 외출이 금지되면서 계속 줄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 금지로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 판매도 정부의 규제 강화로 고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화장품사업의 전체 매출액과 이익은 하락했으나 고급 브랜드인 오휘·CNP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상승했다. 프리미엄 색조 화장품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펄 메이크업 브랜드인 ‘글린트’가 온라인 출시 후 입소문으로 하이라이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생활용품(HDB) 사업부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해 4억1000만 달러로 호조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11.8% 감소한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주로 구강 케어 용품·헤어 제품·바디 케어 부문이 이끌었다. 반면 영업이익이 하락한 원인은 원자재 비용 상승과부정적인 환율 효과 등 글로벌 요인이 꼽혔다.

한편 연결재무제표 기준 LG생활건강 전 부문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해 130억 달러·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1억 3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사업은 올해 초부터 봉쇄가 장기화되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제활동이 감소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데다 환율 문제 및 전반적인 운영비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CNP(차앤박 화장품)의 중국판 제품 홍보 이미지 [사진 갈무리=월드와이드웹]

■ K뷰티·플랫폼 활용한 새로운 출구전략 필요

중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면 소비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소득층이 소비하는 고급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규제에도 중국인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어 트렌드를 잘 활용한 제품을 론칭한다면 매출액 증가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가 미국발 인플레이션으로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가 더욱 쉽지 않게 됐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화장품에 투자하는 비용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는 세계 각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뿐 아니라 국내 화장품 업체가 중국에서 다시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고급화 전략으로 다양한 규제에 적극 대응하는 등의 대처가 요구된다.

최근 플로라리스·컬러키·퍼펙트 다이어리 등 중국 국산 코스메틱 브랜드가 약진하며 중국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와 달리 중국산 화장품도 질적으로 많이 발전했고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중국산 화장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안팎으로 다양한 요인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개발 전략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나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새로운 홍보·판매 채널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장은영 기자 e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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