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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 운송거부 사태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로 시멘트와 유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산업계 전반의 큰 피해가 관측되는 가운데 유류 공급의 차질은 당장 기름 회전량이 높은 서울을 시작으로 지방 지역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건설 현장의 시멘트 공급도 문제가 생기면서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소형 건설업체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의 여파는 일반 소비자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유류 공급 차질 서울서 지방으로… 일부 주유소 거래처 공급 물량 확보 위해 가격 올려
주유소 공급에 어려움으로 서울에서는 이미 휘발유 판매가 불가하다는 팻말이 붙은 주유소를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유류 공급 차질 상태가 길어지며 서울 바깥 지역의 주유소에도 기름 공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 오후2시 기준 전국 유류 품절 주유소는 96곳에 달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휘발유 80곳, 경유 8곳이었고 휘발유·경유가 모두 바닥난 곳은 8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5곳·경기 20곳·대전 7곳·인천 1곳·충남 11곳·강원 12곳·충북 8곳·세종 1곳·전북 1곳·전남 1곳 등이다.
수도권 외곽의 한 주유소에는 유류 공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정유소 직원의 문자를 받았다. 이 주유소 사장 A씨가 유류 공급 거래를 맺고 있는 정유사에서 받은 문자에 따르면 유류 공급이 어려운 이유는 화물연대 측의 직간접 위협 등으로 비조합원인 유류차 기사들이 대체수송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주유소에는 주유를 하기 위한 휘발유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약 16% 가량 남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기름 회전율이 서울에 비해 비교적 적기 때문에 며칠 더 버틸 수 있다지만 정유사에 요청한 금요일(2일)까지 기름이 오지 않는다면 휘발유 판매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주유소에 유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주유소에서는 기존 외상 고객을 대상으로 혹은 거래처 수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어떤 주유소는 얼마 남지 않은 기름을 기존 외상업체 등에 팔거나 거래처 공급량 확보를 위해 기름 가격을 인상하는 곳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기름값 인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고스란히 주유소를 찾는 일반 고객들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기름 가격 인상 등을 통해서라도 유지하던 휘발유도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서울에 이어 비수도권 지방 지역의 휘발유도 결국 동이 날 상황이라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같은 지역의 주유소 업자 B씨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장기화로 기름을 못 팔고 장사를 못하게 되면 이걸 누가 책임져 주느냐”며 “비교적 기름 회전량이 떨어지는 이곳만 해도 1주일 장사로 팔지 못하는 매출이 억대에 달한다. 적정선에서 파업을 멈추고 노·정 간 협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멘트 공급 차질로 건설현장 셧다운… 건설사 뿐 아니라 노동자들도 일 못해 피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사태로 시멘트 등 건설 자재도 공급 위기가 오면서 건설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시멘트 운송 중단으로 레미콘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을 진행하지 못해 건설 현장이 멈춘 곳이 속출하는 등 피해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건설사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날 오후 기준 전국 912개 건설 현장 중 55.7%인 508곳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국토부는 29일부터 레미콘 생산이 전국적으로 중단돼 대부분의 건설 현장이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업장도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의 현장에 레미콘 입고가 안 돼 다른 대체 공정으로 돌린 상태”라며 “지금은 형틀과 철근 공정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국토부 차관은 지난달 28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건설산업 간담회’에서 “화물연대 운송 거부로 시멘트는 평시 대비 5%, 레미콘은 30%가량만 출하되고 있다”며 “금일부터 건설현장 공사 중단 피해가 본격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 뿐 아니라 건설현장의 중소규모의 건설업자들에게도 피해가 나오고 있다. 강북에서 건설업을 하는 C씨는 이번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C씨는 “현재 강북 지역에서 2군데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가 시멘트 공급이 어려워져 공사 진행이 중단된 상태”라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지 못해 공기를 맞출 수 없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밝혔다.
C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주변 동종 업계에서는 현재 어떤 대책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놓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불만과 함께 파업이 혹여 더욱 장기화 될까 다들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하다”며 “하루 빨리 파업이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건설 현장 셧다운은 건설사 뿐 아니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콘크리트 타설공·철근 콘크리트 공 등의 현장 노동자들 역시 공사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다.
강북구·중랑구·광진구 일대 건설 현장에서 건설회사로부터 철근 가공 조립과 콘크리트 레미콘 타설 작업을 수주 받아 인력을 파견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D씨는 이번 파업으로 건설 현장의 작업이 중단되어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D씨는 “이번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로 인해 시멘트 레미콘 차량이 건설현장에 오지 않아 4군데 정도 건설 현장 작업이 중단 돼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소속 인부 10명은 작업을 못해 임금을 받지 못하자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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