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경영론’ 김영훈, 양자생물학 새 에너지 패러다임 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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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사들(서울 성북구 성북동)]-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06 18:03:40

대성그룹의 모체는 1947년 고(故) 김수근 회장이 대구에 설립한 국내 최초 민족자본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다. 이후 1964년 LPG 판매·1968년 석유류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에너지원 판매를 도맡으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01년 김수근 회장이 타계하면서 대성그룹 계열사의 경영권이 자녀들에게 골고루 분배됐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대성그룹본부 부사장을 지낸 3남 김영훈 회장은 지주회사인 대성홀딩스·대성에너지·대성창업투자 등의 계열사를 물려받았다.

김영훈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법학·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다가 신학으로 변경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신앙심이 깊어 신학대 졸업 후 미국 북장로교 소속 전도사로 보스턴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간곡한 요청으로 목회자의 꿈을 접고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1988년부터 대성그룹에 재직하며 기획조정실장·대성산업 사장을 거쳐 2000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대성그룹을 이끌며 지주회사 대성홀딩스를 통해 도시가스·석유·태양광·풍력·폐기물 자원화 사업 등 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일대 330만㎡(약 99만 8250평) 용지에 태양광·풍력 복합발전 시스템, 펌핑 시스템, 기상측정 및 모니터링 시스템, 태양광 지지대 및 모듈, 모니터링 하우스 등 에너지와 정보기술(IT)이 총체적으로 집적한 GEEP(Green Eco Energy Park)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국내 첫 신도시 주거지역에 고효율 구역형 집단에너지시설을 도입하고 메탄가스를 포집해 난방연료를 공급하는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추진했다.

2013년에는 ‘에너지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World Energy Congress)를 국내에 유치하고 대구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대 비영리 민간 에너지 국제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 회장을 지냈으며 2019년 세계에너지협의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그간의 활동과 공로로 동탑산업훈장(2005)·체육훈장 맹호장(2012)·몽골 정부의 북극성 훈장(2008) 등 국내외 훈장과 서상돈상(2014)·한국에너지대상 은탑산업훈장(2020) 등 에너지 부문 최고의 정부 포상을 비롯 여러 상을 받았다.

특이한 이력만큼 취미 또한 남다르다. 출장을 갈 때 늘 활을 휴대하는 국궁 애호가로 유명하다. 매일 자택에 마련한 간이 활터에서 100발 이상을 쏜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국궁과 기업 경영에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활시위를 뒤로 당겨 과녁을 향해 잠시 대기한 후 탄력을 받은 화살을 쏘는 것처럼 기업 경영도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점검한 뒤 결정적 순간에 추진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김 회장은 올해 9월 국내외 생명공학분야 최고 석학들을 초대해 ‘2022 대성해강미생물포럼’을 개최하며 양자생물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양자생물학은 본질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심도깊은 분야이지만 지난 10년~15년간 관련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다”며 “양자생물학의 무한한 잠재력은 이론을 넘어 응용 단계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수십 년간을 에너지 분야에 헌신한 나로서는 양자생물학적 현상에 좀 더 명확한 이해가 자연계의 에너지생산과 소비 메커니즘의 이해를 돕고, 나아가 인류가 현재의 에너지시스템과 차원이 다른 혁신적·효율적·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궁경영론’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켰듯이 ‘양자생물학’을 활용해 발전을 이끌지 주목된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