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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 년간 혁신적인 기술·서비스는 주로 스타트업에서 나왔다. 2010년 출시된 카카오톡과 쿠팡은 관련 시장을 뒤흔들었고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 직방·마켓컬리·오늘의집·당근마켓 등 역시 우리 삶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켰다. 지금의 경기 불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도 그랬듯 언젠가 극복해 낼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혁신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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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주목받는 분야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금융기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시장으로도 존재감이 엄청나다. 물론 가상자산 시장이 작년 말 고점을 찍은 뒤 여러 사태들로 인해 하향세를 걷고 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디파이(DeFi) 등 신산업을 만들어내며 경제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가상자산, 금융 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블록체인은 전 세계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회계재무 전문컨설팅 그룹인 딜로이트는 24개월 내 기업 활동에 영향을 끼칠 기술을 선정한 ‘기술동향 2022’ 보고서에서 7대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 사업준비’를 꼽았다. 조직 간 업무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자산 등을 어떻게 만들고 관리할 지를 재고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벤처·중소기업 전문지 ‘아이앤씨(Inc.)’가 선정한 ‘비즈니스 및 기술 트렌드 10가지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우세성’이라는 명목으로 들어갔다. NFT와 메타버스의 새로운 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상당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 저장 기술을 일컫는다. 중앙관리조직 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거래내역 등의 데이터를 분산·저장하는 기술이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으므로 해킹을 할 수 없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사용자 스스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탈중앙화 기술인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자산 거래뿐만 아니라 데이터 위조 판별, 전자결제, 화물 추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은 크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마켓앤마켓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24년 235억 달러(30조69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성장률(2018~2024년)은 67.3% 수준이다. 블록체인이 가장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분야는 금융서비스(60억800만 달러)였다. 이어 헬스케어(44억9000만 달러), 정부·공공(38억7000만 달러), 소매·전자상거래(34억 달러), 자동차(25억5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상자산도 주목받고 있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분산장부에 저장해 중앙관리조직의 보증 없이도 신뢰를 보장하는 자산이자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보상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검증자로 참여한 사람에게 보상금으로 쓰인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자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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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보험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향후 주요이슈’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확장’을 꼽았다. 블록체인이 스마트계약(블록체인 네트워크 내 자동 수행 계약)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됨에 따라 NFT·DeFi 등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는 등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하고 있어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의 네트워크 외부효과를 재고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은 채굴자에게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고 생태계 성장은 가상자산의 가치 증가로 이어져 가상자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소시켜 생태계 성장에 기여한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선뿐만 아니라 메타버스·NFT·DeFi 등 혁신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산업적 가치는 금융이다. 금전적 가치를 지닌 가상자산을 매개로 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은 금전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자산으로 성장했다. 인베스팅닷컴·컴퍼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글로벌 가상자산의 전체 시가총액은 6일 기준 852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은(1조2680억 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말 2조 달러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 아마존(9285억 달러)에 이어 8위다. 금융업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가치저장 수단인 셈이다. 전망도 밝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025년 가상자산 시장 규모를 6조8000만 달러(8930조 원)로 내다봤다. 예상 연평균성장률(2020~2025년)은 19.8%다.
가상자산 산업 주도할 기업은 ‘두나무’… 新금융플랫폼
가상자산 산업의 가장 큰 축은 가상자산거래소다. 코인을 거래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곳으로 가상자산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 산업이다.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금융업을 넘어 가상자산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코인베이스는 △투자자회사 Coinbase Ventures △자체 NFT 거래소 Coinbase NFT △구독·기타 서비스인 Coinbase One 등으로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거래소는 현실과 가상자산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B2C, B2B 모두 유리한 포지션을 지닌다”며 “고객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은 다양한 상품 개발·연계가 가능하고 파생상품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거래소 주도 하에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상자산 가치 하락과 무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돌아가는 거래소 내에 모이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 수익은 장기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능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가상자산거래소는 가상자산을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면서 “정보보안부터 네트워크, 트래픽, 지갑, 노드 관련 기술에 대한 데이터는 그 자체로 자산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산업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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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주목받는 기업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다. 두나무의 핵심 경쟁력은 24시간 거래소로 모이는 정보와 네트워크다. 이는 블록체인 산업을 독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IT 기업 등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데이터를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다. 5년간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시장에 대한 이해도, 고객 정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상태다.
업비트는 거래소 중 가장 많은 회원과 거래량을 쌓았을 뿐 아니라 대기업과의 레퍼런스를 보유할 정도로 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업비트 NFT, 세컨블록, 업비트 스테이킹, 루니버스, NFT 거래소 사이펄리 등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과점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 시장에서 두나무만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어 독점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NFT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먼저 찾게 되는 곳이라는 얘기다.
업비트를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삼아 신사업 및 해외진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외형성장·거래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 중장기적으로 수익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자회사를 통해 NFT, 웹 3 등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어 블록체인 산업 성장에 따른 투자 기업들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 내 경쟁자가 나타나기 힘들고 직접 경험한 가상자산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넘어서는 기업이 없기에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다”면서 “블록체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산업 내에서 컨설팅부터 NFT·STO(증권형 토큰) 발행 및 판매, VC의 역할까지 하는 핀테크 산업 내 ‘올라운더 플레이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조각투자’도 각광받고 있다. 조각투자란 특정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디지털화해 잘게 쪼개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뜻한다. 특히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임대료, 매각차익)에 관한 권리를 나눠 판매하는 DABS(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가 주목된다. 이 같은 투자는 소유주와 맺은 부동산관리처분신탁 계약을 기초로 DABS를 발행하고 이를 일반투자자들에게 공모해 플랫폼에 상장하고 유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 과정을 전자증권 형태로 거래소와 은행에 공동으로 기록한다.
카사, 루센트블록, 펀블, 비브릭 등이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카사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사를 통해 상장한 DABS는 7월 기준 누적 385억 원이다. 2020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성과다. 카사의 싱가포르 버전도 론칭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수익증권을 공모하고 유통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상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사의 수익원과 맞닿아 있는 시장 규모가 크고 리츠와 달리 집합건물의 1개 호실 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해 플랫폼 확장성이 우수하다”면서 “국내와 같이 한시적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 인가를 받은 것이 아닌 정식 금융기관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이고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전부를 유동화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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