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영향…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1조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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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시장 동향… 11월 기업대출 ‘역대 최대’
전 금융권 가계대출 3.2조 ↓… 통계집계 이래 ‘첫 감소’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08 17:31:06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상승되는 가운데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 원 줄어들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상승되는 가운데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 원 줄어들었다. 반면 기업의 은행 대출은 11월 기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7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 원 가량 줄어들었다. 9월(-7000억 원)과 10월(-1조3000억 원)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에 올해 11월까지 누적 가계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조8000억 원이 감소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795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 원이 늘어났다. 10월(1조3000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축소됐으나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주담대에는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주택담보로 취급되지 않은 주택 관련 대출이 포함된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와 전세거래량은 각각 1만6000호와 4만1000호, 입주물량은 2만6000호로 집계됐다. 이는 9월보다 매매거래량은 1000호 늘어났지만 전세거래량과 입주물량은 각각 1000호, 9000호 감소한 수치다.

11월중 은행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60조7000억 원으로 전월대비 2조 원 감소했다. 한은은 주담대 증가규모가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감소폭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는 집단대출 및 개별 주담대 취급이 늘어났으나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다소 줄면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면서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등 대출규제 지속 등에 영향받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는 은행권 밖에서도 관측됐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밝힌 ‘11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3조2000억 원 감소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전 금융권의 주담대 증가액은 전월보다 1조5000억 원 줄어든 5000억 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0월(-2조2000억 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된 3조6000억 원 감소를 기록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가계대출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0.3%로, 2015년 통계집계 이래 처음 전년 동월대비 감소하는 등 작년 하반기 이후의 둔화추세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주담대는 집단대출 관련 자금수요 지속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줄어들며 증가폭이 축소됐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폭이 확대되는 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대출, 통계작성 2009년 이후 11월 기준 역대 최고치

감소세를 보인 가계대출과 달리 은행의 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11월중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달 보다 10조5000억 원 증가한 1179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월 증가액 기준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이다.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수요 및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른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10월(9조3000억 원)보다는 줄었지만 큰 폭(6조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4조 원이 늘었다. 회사채 시장의 위축에 따른 대기업의 은행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높은 증가세 지속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전월 대비 1조1000억 원 줄면서 3개월 연속 순상환을 지속했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우량물 중심으로 3조3000억 원 증가하며 순발행을 지속했다. 주식 발행은 전월보다 2000억 원 늘어난 6000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2258조6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5000억 원 늘어났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등으로 가계자금 중심으로 유출되며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은행의 자금유치 노력 및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MMF(Money Market Fund·단기금융펀드)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의 단기자금 유입 등의 영향이다. 기타펀드 및 주식형펀드는 각각 4조1000억 원과 2조 원 증가했으나, 채권형펀드는 3조 원 감소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