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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하철 등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테러에 취약한 공간이다.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이 그 한 예다
최근에는 개인을 상대로 벌이는 스토킹 범죄도 사회의 불안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특정 개인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혹은 대상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범행이 이루어지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테러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
테러는 전 세계적으로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회적 재난에 가깝다. 2001년 미국의 9·11 테러를 비롯해 △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 △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연쇄 폭탄테러 △ 2008년 인도 뭄바이 연쇄테러 △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 2014년 중국 쿤밍역 무장테러까지 테러의 목적과 주체는 달라도 테러의 위험은 늘 지구촌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
국내도 테러의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대표적 테러 사건은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과 2014년 도곡역 지하철 방화사건이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명피해가 큰 철도사고이며 세계 3대 최악의 지하철 사고로도 꼽힌다.
특히 철도는 한 나라의 가장 중요한 사회 자본으로 테러리스트에게는 상징성과 함께 대중의 큰 희생을 야기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표적이 되곤 한다. 또한 불특정 다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여서 대체로 인명피해가 크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은 2003년 2월18일 대구광역시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뇌졸중으로 인한 반신불수와 우울증을 앓던 김모(당시 56세)씨가 신변을 비관해 자살하려고 대구시 달서구 송현역에서 안심행 1079호 전동차를 탔다. 그는 미리 휘발유를 사서 넣은 플라스틱 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객실에 던졌고, 전동차는 수 초만에 불길에 휩싸였다. 이 화재 사고로 19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51명이 부상, 6명이 실종됐다.
2014년 5월28일에 발생한 도곡역 열차 방화사건도 개인이 사회에 불만을 갖고 저지른 테러다. 방화자는 유흥업소 운영자로 입점 건물의 정화조 역류로 인해 손해가 발생해 10년간 손해배상소송을 벌였다. 재판에서 승소했지만 배상액에 대한 불만으로 ‘억울한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지하철 방화를 계획했다고 자백했다.
두 사건의 범인 모두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으로 대중교통수단의 방화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었다.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이후 국내에서는 모든 철도차량의 내장재를 불연재로 개조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또한 2004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제정되고, 철도·지하철 분야에선 2006년에 ‘철도안전법’이 제정되는 등 재난과 안전을 관리하는 법제가 형식적으로 강화되고 체계화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지하철테러 사건도 있다. 대표적으로 2005년 7월7일 영국 지하철테러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56명이 목숨을 잃었고 50여명의 중상자를 포함해 700여명이 다쳤다. 테러 형태는 자살 폭탄테러로 이슬람 불만 세력의 정치적 테러였다. 2005년 이후 2017년에도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이 있었다.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김정현(가명‧31세) 씨는 “미국 뉴욕지하철 등에서는 모르는 사람을 아무 이유없이 승강장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이따금 듣게 된다”면서 “다행히 우리 지하철에는 스크린도어가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만일 누군가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어떤 형식의 테러를 자행한다면 제한된 공간에서 시민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테러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지하철 대테러 실제 훈련을 진행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전 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희생된 사람은 90만명, 비용은 8조달러(약 1경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며 “지금은 전쟁 못지않게 테러가 시민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하게 예상되는 여러 테러 유형에 대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함으로써 지하철을 테러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위기로부터 신속히 제 기능을 회복하는 지하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우리 곁에 있는 스토킹 범죄… 제도적 안전장치 필요
스토킹은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공포와 불안을 주다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스토킹 범죄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때로는 불특정 타인을 대상으로 묻지마 살인이라는 테러를 자행하고 있어 우리 사회의 법·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줬던 신당역 여자화장실 스토킹 범죄도 법과 제도가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사건 중 하나다. 이 사건은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순찰 중이던 여성 역무원이 수년간 자신을 스토킹해온 직장 동료에게 살해 당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이미 스토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선고 공판이 있기 불과 하루 전 이같은 범죄를 저질러서 사법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신당역 살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신고, 고소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했고, 피해자 신변보호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최유연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스토킹으로 신고를 했다는 것 자체가 피해자가 피해를 입고 있어서 사법적인 도움을 받겠다, 사회적 도움을 받겠다고 손을 내민 것인데 그것에 대해 다시 피해자 의사(반의사불벌죄)를 묻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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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박서현] ⓒ스카이데일리 |
정점식 국민의 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2개월 동안 경찰에 접수된 스토킹범죄 신고 건수는 2만7234건에 달했다. 또한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범죄(총 1만8806건) 중 스토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6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스토킹범죄 신고건수가 2만건을 훌쩍 넘지만 그중 구속영장이 신청된 건 1.3%(377건)에 불과하다. 이 중 32.6%(123건)는 법원의 기각으로 불구속 조치됐다.
스토킹 범죄는 신당역 사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일어나고 있다. 신당역 사건 이후 법무부와 국회 모두 그 핵심 대책으로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현재 스토킹 처벌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된다. 법무부는 10월19일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해당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스토킹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구금장소 유치 등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제도 개선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스토킹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예방부터 지원까지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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