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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로 올해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카드업계도 피할 수 없어 카드사의 수익성·성장성·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업계는 조달 비용 상승 압박에 기존 제공하던 혜택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자금조달 버겁다… 카드업계, 올해 ‘고난의 행군’ 전망
최근 카드사들의 실적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인은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통로인 ‘여전채(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 발행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카드채·리스채·할부금융채 등의 금융기관채인 금융채∥(AA-·3년 만기)의 금리는 작년 초 2%대에서 지난해 12월20일 기준 6.149%까지 치솟았다.
이에 전문기관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여전사들은 2022년 들어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경계감 및 유동성 선호 강화, 여전채 편입한도 제한 규제 등에 따른 신용경계감 및 유동성 선호 강화, 여전채 편입한도 제한 규제 등에 따른 여전채 투자수요 위축에 은행채·한전채 등 초우량물 공급 확대에 따른 채권 시장내 구축효과 등이 가세하면서 여전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역시 “2022년 하반기 이후 카드사의 실적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올해 카드사들이 이자비용 증가로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에 따르면 신용카드 7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약 2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및 카드론 취급 감소에 따른 카드부문 수익성 저하와 조달비용 급증이 카드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4분기에도 평균조달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2022년 연간 실적 하락 폭은 3분기 누적 대비 더욱 커질 것으로 한기평은 예상했다.
한기평은 “2022년 말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약 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며 2023년에도 올해 대비 약 1조 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2023년 영업수익 규모가 2022년과 유사할 것으로 단순 가정할 경우 이자비용 증분만으로 영업이익 규모는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달 비용 상승 압박에 카드사들은 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카드사들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서비스 혜택 축소에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2일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서비스 기한을 줄이기로 했으며 신한·우리·현대카드 등의 카드사들도 기존보다 서비스 기한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는 결국 비용을 줄여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비용 부담에 최대한 버티기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수수료는 낮고 금리는 오르는데 조달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성장동력 찾아라”… 삼성·신한·BC카드,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일부 카드사들은 데이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 특유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신한·BC카드 등 8개 기관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됐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기업들의 신청에 의해 데이터의 익명·가명처리 적정성을 평가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결합해 주는 기관으로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가 지정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이름 등을 암호화함으로써 추가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금융사가 통신사와 가명정보를 결합하려는 경우 데이터 전문기관에 결합할 가명정보를 전송하고 이를 데이터 전문기관은 결합 후 다시 양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번 예비지정은 당국이 민간에도 문을 열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 곳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총 4곳뿐이었다. 예비지정된 기관은 데이터 전문기관 업무 수행을 위한 설비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본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회사의 강점인 빅테이터·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데이터 전문기관 업무 수행을 철저히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전문기관 업무수행을 통해 데이터 상품개발 등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무료 데이터 지속 개발과 데이터 분석 지원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또한 통신·유통·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데이터 결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 본역의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역시 업계 최고의 빅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돌파와 함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카드업’ 본업을 넘어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C카드는 이번 예비지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개인사업자CB 본허가·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면허 등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모두 획득한 금융사가 됐다. BC카드는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으로 ‘디지코 KT’ 그룹 내 데이터 결합 허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이종분야 데이터 결합을 통한 데이터 기반 융합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신종철 BC카드 데이터결합사업TF장은 “은행과 카드 금융 데이터와 통신, 미디어 등 KT그룹의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본업인 프로세싱 분야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독보적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경제 상황으로 여신금융사의 성장성·유동성·건전성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카드업계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3고 경제시대의 여전업 전망과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3고, 각종 규제, 핀테크·플랫폼 시장 침투 지속 등 카드사 실적에 부정적 요소들이 다수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기적 변화 동인에 집중한 단기적 해결책보다 지속될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유 전무는 “지속될 변화 중 하나가 ‘임베디드 금융’으로 과거에는 단순히 금융 상품이 비금융 채널에서 판매되는 것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금융이 고객이 매일 이용하는 디지털 생태계에 완전히 통합돼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들도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참여·조성·지원 등 적극적인 전략 구상을 통해 변화된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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