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연착륙”… 尹정부 새해 아젠다를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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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부동산 시장 안정 가능한 이유

임진영 금융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4 00:02:40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침체일로를 걸었다. 집값은 그 바닥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곤두박질 쳤고, 주택 거래가 뚝 끊기면서 부동산 중개 현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문의가 실종되는 역대급 시장 한파 현상을 겪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폭등함에 따라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율이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이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부동산 시장 양상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인 상황이다.

하지만 결국 집값 급등이나 급락이나 국민 가계에 위험이 되긴 매한가지다. 특히 2022년 집값 급락 현상은 어떤 자연스러운 경제 행태가 아닌 과거 정권의 실정으로 인해 드러난 부작용이기 때문에 더욱 우리나라 경제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17년부터 문재인정부 집권 5년 동안 집값은 과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등했고, 인위적인 규제와 간섭으로 시장을 뜯어고치겠다는 지난 정권의 오만은 결국 정권교체로 심판받아 현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다만 실정으로 인해 급격히 오른 집값은 떨어질 때도 그 기울기가 가파르다. 특히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있는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상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은 자연스러운 집값 정상화가 아닌 ‘주택시장의 올스톱’과 ‘깡통전세’ ‘역전세난’ 등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다행히도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연이어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 키워드를 들여다보면 희망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신년 메시지에서 부동산 관련 핵심 아젠다로 ‘집값의 연착륙’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일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대출·세금 관련 수요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같은 공급 규제를 다 풀려 했지만, 단번에 모든 규제를 풀면 다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어 세심하게 관리를 해 왔다”며 “그런데 지금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착륙을 위해서는 수요 규제를 빠른 속도로 풀어서 낙하산을 매달아 줘야 한다. 새해에는 아주 속도감 있게 수요 규제를 풀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같은 날 국토부 신년사를 통해 “주택 공급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급격한 거래 단절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금융 완화·규제 완화에 속도를 가하겠다”며 “부동산 거래 단절이 경제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부동산 금융정책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년 윤석열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인위적인 규제가 아닌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을 통해 집값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실제로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과 원리에 따르면 집값이 순항한다는 것은 이미 과거 사례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지난 문재인정부에서 우리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현상이 이미 노무현정부에서도 일어났었다. 당시 정부는 오르는 집값을 잡겠다며 분양가 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를 전격 도입했는데 이로 인해 2000년대 초반 당시 집값은 오히려 더욱 널뛰었다.

뒤이어 집권한 이명박정부가 서울 뉴타운 및 2기 신도시 개발을 통해 공급 규제를 풀자 집값은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등 인위적인 규제를 철폐했다. 이에 따라 집값은 급등하는 것이 아닌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물론 미국발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원자재값 급등 현상 등 2023년 현재 윤석 정부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