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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은 얼굴을 감싼 채 검찰에 송치되며 “살인을 해서 죄송하다. 추가 피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4일 이기영은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서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기영은 이날 포토라인 앞에서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자신의 얼굴을 머리카락과 마스크로 감췄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9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기영의 나이와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기영의 사진이 실물과 다르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며 신상공개의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증명사진의 경우 촬영 당시와 현재의 나이대가 같지 않고 촬영 후 사진 보정 작업 등을 거치면서 사진이 실물과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9월 ‘신당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31)의 신상 공개 당시에도 있었다.
당시 경찰이 배포한 전주환의 증명사진과 이후 전주환이 검찰에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착된 모습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이기영은 최근 촬영된 사진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데, 현행법상 당사자가 거부하면 사진 촬영을 강제할 수 없다.
이기영 사건을 수사 중인 일산동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피의자에게 내용을 고지하면서 사진을 새로 촬영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했다”며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진 촬영을 강제할 수는 없어 증명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음주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수사 중에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A씨도 살해해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범행 직후 이기영은 피해자들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쓰거나 대출을 받는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이기영의 성향이나 범죄 패턴을 고려했을 때 추가 피해자가 있을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근 1년간 이기영과 연락한 주변인에 대한 전수조사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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