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 차량 충돌 후 1시간 끌려 다니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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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신고만 20회… 경찰 대응도 논란
델리서 진상 규명 요구하는 시위 열려

민서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5 18:32:48

▲ 인도 델리 주정부의 여당인 AAP(Aam Aadmi Party) 당원들이 1일(현지시간) 새벽에 사망한 교통사고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가디언 캡처]

2023년 새해 첫날(현지시간) 새벽 인도 수도 델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20대 여성의 사고 경위가 밝혀지며 인도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델리 거리에 수백 명이 모여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4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 여성은 차량과 충돌한 뒤 1시간 가까이 충돌 차량에 끼여서 끌려 다니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4명 모두 남성이다.

현지 매체는 가해 차량이 피해 여성의 스쿠터와 충돌했음에도 자동차는 멈추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고 목격자는 가해 차량이 피해자의 시신을 델리 외곽 거리까지 끌고 다녔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델리 경찰은 피해자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차량에 끼여 10~12km를 끌려 다니다 차량이 방향을 전환할 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피해자가 사망 전 입은 외상은 40개에 달했다. 발견 당시 시신에 옷이 없어 유족이 성폭행 혐의를 제기했으나 검시에서 성폭행을 암시하는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사고 가해자들은 차량의 창문을 닫고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있어 피해자가 차량 밑에 끼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주의에 의한 사망으로 과실 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마니쉬 시소디아 델리 부지사는 4일 이번 사건이 “극도의 악랄함”의 예시라고 말했다. 시소디아 부지사는 사망한 여성이 집안의 유일한 가장이었다고 덧붙이며 유족의 생계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한 경찰의 대응도 논란을 일으켰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경찰에 신고한 목격자인 디팍 다이야는 현지 매체인 NDTV와 인터뷰에서 경찰이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야는 “차를 멈추게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해 대신 쫓아갔다”며 상황 설명을 위해 경찰에 20회 이상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이 계속 유턴했다면서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더 빨리 붙잡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인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새해가 되기 전날부터 거리에 경찰 및 보안요원이 1만8000명이나 배치됐지만 경찰이 최초 신고로부터 2시간 동안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전화는 5회였다고 반박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약 15만 명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다. WB는 인도에 전 세계 차량의 1%만 있음에도 차량 관련 사고의 무려 11%나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에 의한 장애인도 연간 15만 명이나 발생하며 피해자의 대부분이 빈곤층에 속해 장기적인 경제 손실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민서연 기자 symi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