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의장 선출 난항… 6차 투표까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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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강경파 반란표… 정치적 혼란 불가피
트럼프, SNS로 지지… “승리를 패배로 바꿔선 안 돼”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6 00:03:00

▲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 의사당 하원의장 선출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사진=BBC 캡처]

미국 공화당 당내 반란표로 100년 만에 하원의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새 의장이 선출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대표로 3일 진행된 1·2·3차 투표에서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데 실패한데 이어, 4일 치러진 4·5·6차 투표에서도 의장 당선을 확정 짓지 못했다.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1차례로 끝나지 못한 것은 192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8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권력을 되찾자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유력시됐다. 하지만 내분으로 6차례의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과반 득표를 얻지 못했다.

미 하원은 3일 제118대 의회 개원일을 맞아 하원 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다. 투표는 총 3차례 진행됐으나 공화당 내 20명의 반란표로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틀째인 4일 정오부터 4차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투표는 6차까지 진행됐으며 공화당은 혼란을 벗어나기 위해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자는 뜻을 밝혔지만 당내 강경파 20명의 반대는 계속됐다. 당내 교착 상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선거는 중단됐고 워싱턴 현지시간 4일 오후 8시에 재개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파와 반대파에서 각 4명의 의원이 하원의장 선출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한 캣 캐맥 의원은 선거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매카시 원내대표도 “하원의장 후보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부끄럽다”면서 하루빨리 당내 분열을 해결할 것을 재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NBC와 인터뷰에서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을 거절했지만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승리를 패배로 바꿔서는 안 된다”라며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투표는 하원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의장 선출에 차질이 계속될 경우 의회 공전이 장기화될 수 있으며 정치적인 혼란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과반수인 218표를 얻어야 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1·2차 투표에서 203표를 얻었고 2차 투표에서 바이런 도널드 의원이 강경파에 동참하며 202표로 떨어졌다. 이후 4·5·6차 투표에선 201표 득표에 그쳤다.

공화당 내 균열은 민주당 전원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표를 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제스프리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6차례 모두 212표를 얻었다.

만약 매카시 원내대표가 213표를 확보할 수 있고 남은 반대파 의원들이 출석 투표(출석만 하고 투표는 하지 않는 방식)를 하도록 설득한다면 과반 득표를 하지 않아도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이 사용하기도 했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