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계, 석유 가격 공개 추진에 반발… “反시장적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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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통과 시 정유사별·지역별 판매액·매출액·매출단가 등 공개
업계 “가격 동조화·경쟁 제한 유발… 부당 공동행위 조장 우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8 10:54:36

정부가 석유 가격 정보 공개와 보고 범위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석유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문으로 보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 4사의 휘발유·등유·경유 정보 공개와 보고 범위를 광역시·도와 대리점·일반 주유소로 확대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 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달 16일 산업부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이달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개 대상은 각 정유사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공개하는 자료 범위가 △정유사별, 지역별 판매량·매출액·매출단가 △정유사별 전체 판매 대상별 평균 판매 가격 △정유사가 주유소에 판매한 지역별 평균 판매가격 등으로 확대된다.

석유 가격 공개 범위 확대는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논의된 바 있지만 정유사들의 반발로 2011년 무산됐다. 정부가 10년 만에 석유 가격 공개 범위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석유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 3단체는 개정안이 반시장적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석유 3단체는 “경쟁을 통한 가격정보 투명화 및 하향 안정 취지와는 달리 경쟁사의 가격정책 분석이 가능해져 오히려 경쟁제한이나 가격의 상향동조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업계는 가격 공개가 확대될 경우 정유사가 경쟁사의 가격 패턴을 분석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린 가격에 맞추는 동조화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격이 다른 공급자에게 제공되면 사실상 정보교환이 가능해져 부당한 공동행위를 조장할 우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 3단체는 “유류세 인하분은 이미 정유사 단계에서 모두 반영됐다”며 “정부가 유류세를 3차례 인하함에 따라 정유사도 인하분을 즉각 공급가에 100% 반영했고 정부의 점검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 안정을 위해 정유사의 도매가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며 “주유소가 정유사에서 기름을 살 때 도매가를 모르는데 건정한 시장 질서를 위해 최소한 지역별로 판매되는 평균 도매가는 공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