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임 하원의장에 공화당 매카시 선출… 투표 15번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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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카시 원내대표 선출에 지원 사격
하원의장 권위 대폭 축소…초강경파 영향력 우려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9 00:03:00

▲ 케빈 매카시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7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미 의사당에서 선서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7일(현지시간) 15차례의 투표 끝에 미국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BBC에 따르면 하원의장 선출은 반란표를 던졌던 맷 게이츠 의원이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도록 촉구 받으면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을 줄곧 반대하던 강경파 중 한 명이다. 14차 투표에서 마지막 표를 가진 게이츠 의원은 찬성 대신 ‘재석(출석만 하고 투표는 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해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을 눈앞에서 막기도 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14차 투표에서 낙마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게이츠 의원을 포함한 강경파 의원들에게 전화해 매카시 원내대표를 뽑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차 투표를 도와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함께했다. 그는 나에게 전화했고 다른 이들에게도 전화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앞서 미 하원은 3일 제118대 의회 개원일을 맞아 하원 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시작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다수당 원내대표임에도 불구하고 15차례의 긴 투표 끝에서야 당선됐다.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1차례로 끝나지 못한 것은 1923년 이후 처음이며 10번 넘게 투표가 진행된 건 미국의 남북전쟁 직전인 1859년 이후 164년 만이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과반수인 218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공화당 내 20명의 반란표로 매카시 원내대표는 4차 투표 이후 꾸준히 201표를 득표하는데 그쳐 의장 선출에 거듭 실패했다.

6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된 12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반대파 14명을 설득시키는 것에 성공했지만 3표 차이로 당선을 확정 짓지 못했다.

이번 하원의장 선출에 발목을 잡은 공화당 내 반란 주도 세력은 ‘프리덤 코커스’라고 불린다. 이들은 강경 보수 세력으로 매카시 원내대표가 대정부 투쟁을 위해서는 충분히 보수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매카시 원내대표는 연방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의원 1명으로 완화하는 등 프리덤 코커스의 일부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매카시 원내대표의 양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하원의장의 권위를 축소시키고 초강경파에게 권력을 쥐어 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15차 투표에서 6명의 재석으로 매카시 원내대표는 총 216표를 얻고 212표를 받은 하킴 제스프리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재석을 선택한 의원이 늘어 과반 기준이 215표로 내려간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매카시 의원이 극우파에 권력을 이양했다고 비판하며 2021년 1월6일 일어난 ‘미국 의사당 폭동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사건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발발한 폭력사태로, 폭도 중 4명이 숨지고 국회의사당을 지키던 경찰 1명이 순직했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