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돈이 많은 곳에서는 늘 다툼이 있다. 서부영화의 단골 소재인 집단 은행털이 뒤끝은 늘 동업자 간 총질이다. 합세한 자들이 절취물을 공평하게 나눠 헤어지면 될 일이거늘, 욕심을 부리는 자가 나머지 일행을 제거하고 독식하려다 죽거나 체포된다. 반전이 있어서 영화는 재미있지만 뒤끝은 늘 씁쓸하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대나 경찰·소방관 등으로 근무하다 사망하면 정부는 희생·공헌자와 유족 중 일부를 국가보훈대상자로 선정해 예우 및 지원을 한다. 여기서 ‘유족 또는 가족’은 배우자, 자녀, 손자녀, 부모, 조부모, 미성년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국가보훈관계 법령에는 독립·보훈보상자법, 5·18유공자법, 특수임무유공자법이 포함돼 있다.
수급자 기준은 늘 논란거리다. 돈이 오고가기 때문이다. 현행법엔 보훈대상자 중 ‘순위가 높은 유족에게만’ 지급하게 되어 있다. 같은 순위자가 다수인 경우에는 ①유족 간 협의 ②주된 부양·양육자 ③연장자 순으로 1명을 지정하게 되어 있다. 순위가 같은 유족 중 1명을 ‘선순위 유족’이라 한다.
이견과 다툼이 없을 리 없다. 선순위 유족은 보상금·수당·사망일시금 등 보훈급여금과 의료·대부·주택공급 등의 생활안정지원도 받는다. 보훈급여금은 총 4조3000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 ‘연장자 우선 1명 한정’이라는 조항 때문에 적잖은 문제점이 도출된다. 양육 책임을 다 하지 않고 재혼해 떠난 생모가 수십 년 만에 나타나 사망한 자녀의 보상금을 독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작 생계가 곤란한 유족에겐 한 푼도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연장자 우선 1명 한정’이라는 기준에 이의를 제기한 개별 사건에 모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여러 명의 손자녀 중 1명의 손자녀에게만 혜택이 가거나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급권자가 되는 것은 법률 취지에 어긋나니 고치라는 판단이다.
국가유공자 보상금 기준보다 더 큰 문제는 정권에 따라 자기네 입맛에 맡는 사람을 ‘국가유공자’에 끼워 넣기 한 것이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부친과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 손혜원 전 의원의 부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가 각종 자격 논란에도 독립유공자가 됐다. 국고가 투입되는 결정은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마침 재심사 진정 움직임이 있으니 기대가 된다. 조정진 편집인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