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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지방대 미달로 꼴찌까지 합격’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가 사라져갈 것’이라는 속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방에 있는 대학이 처한 현실을 보도한 기사 제목과 기사 첫 줄이다. 노무현정부가 정권의 운명을 걸고 추진한 국토 균형 발전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는 말처럼 보기 좋게 예외를 만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있어 소개한다. 40대 중반의 조형기 씨는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제일 잘 나간다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연구개발(R&D)팀 엔지니어 겸 팬텀AI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로 있다.
조씨는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을 개발한 인물이다. 그가 활용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기술은 차체에 달린 ‘눈(카메라)’으로 인식한 영상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하는 방식이다. 2014년 알고리즘팀 초창기 멤버로 참여해 테슬라의 핵심 기술자로 역할하고 있다.
사람들은 조씨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알지만 그의 성공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대학시절 풍물 동아리에서 꽹과리를 두들기고 밴드 동아리에서 일렉기타를 치며 놀던 그가 미국 명문 카네기멜론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혼다와 테슬라에 동사 합격한 것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충남 아산에 있는 선문대를 다니던 그의 가슴을 뛰게 한 리눅스 커널의 철학을 공부하다 눈에 띈 서울 테헤란로의 ‘리눅스’ 붐이었다. 배낭을 메고 무작정 상경한 그는 그곳에서 유학을 꿈꿨다. 똑똑하다는 서양 박사들과 경쟁하고 푼 욕망이 싹텄다. 서울대 대학원을 노크했지만 “지방대 출신이 대학원 토론식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며 퇴짜를 놓았다. 결국 연세대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조씨는 인터뷰에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뭔가를 더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선 지방대 졸업장만으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곳에 있는 한인 엔지니어 대부분이 한국으로 되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늘 혁신이 일어나는 실리콘밸리의 일부가 돼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혁신의 현장에서 직접 일 해 보니 한국의 위상이 이렇게 작은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작은 거인’ 한국인 조씨의 위대한 도전과 성취에 박수를 보낸다. 조정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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