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 쓰레기도 분리수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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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지구인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

지구 밖 쓰레기도 분리수거 가능할까

김기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1 00:02:30

‘지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푸른 배경에 하얀 구름이 지나고 녹색·황색의 대륙이 있는, 위성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을 고르라 하면 지구를 꼽는 사람이 가장 많을 듯싶다.

하지만 위성보다 멀리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보고도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낄 사람은 아마도 얼마 안 되지 않을까. 인터넷 검색 포털에 ‘우주 쓰레기’만 검색해도 표시되는 지구의 이미지는 우리가 아는 지구와 다른 모습이다. 지구 형체와 비슷한 행성을 알 수 없는 회색 점들이 빼곡하게 감싸고 있다.

모두 지구 궤도를 회전하고 있는 인공 물체들이다. 이 중에는 지구 궤도를 돌고 있지만 이용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쓰레기’들이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발사된 로켓의 파편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인간이 버린 우주 쓰레기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크기부터 지름 몇 미터(m)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도 다양하다.

어차피 우리가 사는 지구 밖에 있으니 “쓰레기쯤이야”하고 넘길 수 있겠지만, 이 쓰레기들이 최근 우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9일에는 약 2.5t의 우주쓰레기가 한반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섬뜩한 예상도 제기됐다. 미국의 노후한 지구관측위성 ERBS가 한반도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위성 잔해물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다행히 국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은 것이다.

실제 우주로 떠난 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면서 지상에 직접 피해를 입힌 사례는 드물다. 이번 추락 우려로 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위성 추락이 지상에 피해를 입힐 확률은 940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다해 지구로 추락하는 위성은 대부분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해체 및 연소돼 소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1만100t에 육박한다. 로켓의 일부 부품이나 페인트 조각 등처럼 크기가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ERBS 잔해물과 같은 대형 쓰레기도 지구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이번엔 지나갔지만 다음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약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태평양으로 떨어진 ‘창정 5B호’의 경우엔 잔해물 질량이 21t에 달한다. 2년 전인 2020년에도 중국이 발사한 로켓의 잔해물 일부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한 마을에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엔 우리나라를 비롯해 우주 산업에 뛰어든 국가도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스페이스X 등 기업들까지 가세해 우주로 향하는 발사체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우주 쓰레기가 더욱 증가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미’는 우주 발사체 추락 문제가 반복된다면 10년 내 우주 쓰레기의 추락으로 인명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1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주 쓰레기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높일 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른 만큼 우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이들과의 협력과 기술 개발을 통해 부디 모든 지구촌 주민이 지구 밖 쓰레기까지 걱정하지 않게 되었으면 한다.

김기찬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