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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발언은 자체 핵무장론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확장억제를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신 차관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자체 핵무장론 언급에 대해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우리의 생존권 차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확장억제를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은 “대통령의 지시는 현재 한미 간 논의되고 있는 확장억제를 내실화해서 국민을 안심시키라는 취지”라며 “핵무장론을 대통령께서 지시한 것도 아니고 우리 군도 자체 핵무장에 대해서는 정책적 옵션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 차관은 실무적인 확장 억제 방안과 관련해 “(국방부가) 한미안보협의회(SCM)나 한미확장억제전략 협의체(EDSCG), 국방장관 간 회담을 통해서 발전 방향성을 제시했고 실무진에서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11일)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받고 “(북핵)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하며 미국의 핵전력 운용 과정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또 한반도 안보가 최악의 상황인 것을 가정해 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자체적인 핵 보유를 언급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무력도발에 대한 ‘대량응징보복 능력’을 강조하며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형 3축 체제 전력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가 공격을 당하면 100배, 1000배로 때릴 수 있는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게 공격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3축 체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KMPR이고, 좀 더 보완돼야 한다. 우리도 엄청난 양의 화력이 강한 미사일 재고를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확고한 KMPR은 한·미 양국이 미 핵 자산 운용에서 공동 기획·실행하는 긴밀한 협력”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강력한 자위권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가짜 평화다. 종전선언이네 하는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절대 침략전쟁은 하지 않지만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는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포함된 방위비 증액에 대해서도 반대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일본도 머리 위로 북한의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소위 반격 개념을 국방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나.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나. 그걸 막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북한과 중국 등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5년 뒤에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증액하는 내용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 올해 방위성 예산에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와 스텔스 전투기 등의 구매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구매비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역시 11일(현지시간) 일본과 ‘외교·국방 2+2 회담’을 열고 ‘반격 능력’ 보유와 국방비 증액을 골자로 한 일본의 방위력 강화 방침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담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내놨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중국의 외교 정책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 질서를 변형하려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중국의 행동을 두고 동맹과 전체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반격능력) 보유’에 대해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일본의 반격능력의 효과적 운용을 향해 미·일 간의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획기적인 국방비 확대에 대해서도 양국은 공감했다. 미국은 일본이 상당한 방위비 증액을 통해 적기지 공격능력을 포함해 근본적인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및 국방력 강화 방안은 미국과의 공조 속에 안보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이 분명히 반영돼 있다”며 “우리는 2027년까지 방위비를 2배로 올리겠다는 일본의 방침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 역시 일본의 반격 능력 보유 결정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은 철통같으며 이는 핵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자산을 포함한다”며 “방위 조약은 (중국과 일본 간 영토분쟁으로 논란이 있는) 센카쿠 열도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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