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보복 철회 요구하고 당당히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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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韓·日 방역 강화하자 보복
‘상호주의’라며 단기·경유비자 발급 중단해
주권과 국민 안전은 타협해선 안 되는 가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3 00:02:01

중국이 한국 및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또 하루 만에 경유비자 발급까지 중단했다.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풀 때까지 비자 발급을 안 해주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혐중(嫌中)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중국 측 조치가 한·중 관계를 한층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비자 발급 중단이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중국 내 급격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고려해 2일부터 31일까지 중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한데 대해 상호주의에 따라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경유비자 면제도 중단돼 제3국으로 갈 때 중국을 거쳐서 가는 것 또한 제한된다.

하지만 지금은 상호주의를 주장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한 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계 불능 수준으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주요 대도시의 감염률은 무려 90%에 육박한다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중국의 14억 인구를 감안할 때 중국 코로나19 폭증 사태는 이웃 나라에도 초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는 작년 3~4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겨우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아니다.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리는 자구 조치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당연히 중국발 입국 제한은 없어진다. 그럼에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우리를 비난하고 자신들의 비자 중단이 정당했다며 일제히 합리화에 나섰다. 매체들은 중국인이 한국 입국 과정에서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이탈리아·스페인·미국 등 16개국도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하지만 ‘상호주의’란 중국 측 설명과 달리 16개국 중에서 한국·일본만 차별적으로 비자 발급이 중단됐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선택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방역을 외교에 이용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중국은 2020년 3월 주변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자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한국도 금지국에 포함했다. ‘방역 주권’을 내세우며 ‘필요한 조치’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도 “외교보다 중요한 건 방역”이라고 했다.

그후 3년 넘게 강압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한국인의 중국 입국 과정에 엄청난 규제를 가해 인권 침해 논란까지 일으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중국인들이 정권 퇴진을 외치며 ‘백지 시위’를 벌이자 다급하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확진자가 폭증해 전 세계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중국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방역을 할 때는 “과학적인 조치”라더니 다른 나라가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자 “비과학적이며 비이성적”라고 발끈한다. 중국의 조치야말로 비과학적이다. 중국식 ‘내로남불’이다. 이런 태도가 세계적인 반중 정서를 부채질하는 것이다.

‘문 열고 방역’을 고집하던 문재인정부는 3년 전 중국의 입국 금지 발표가 나온 후 17일이 지나서야 중국인에게 비자 발급을 통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렇게 저자세로 나갔으니 중국이 만만하게 여긴 것이다. 정부는 분명한 원칙을 견지하며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 중국에 부당한 조치 철회를 촉구하고, 코로나19 유입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주권과 국민 안전은 타협해선 안 되는 문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