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전경련과 경총 대승적 통합 기대된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스카이데일리 사설

경제단체 맏형 ‘전경련’ 4대그룹 탈퇴 위상 급락
일본 게이단렌과 닛케이렌은 2002년도에 통합
글로벌 네트워크·노하우 생산적으로 활용 가능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8 00:02:01

한국 경제가 빈사상태다. 3년을 넘긴 코로나19 대유행의 후폭풍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복합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주요 산업단지마다 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기업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산업·기업 경쟁력을 살릴 방안 강구가 절실하다.

윤석열정부는 경제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대응체제를 가동할 때다. 경제 단체와 협의를 되도록 자주 갖는 게 좋다. 실물 경제를 확인하고 대응책을 세울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특히 민간 경제단체로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1961년 창립돼 600여 개 회원사를 둔 전경련은 설립 목적으로 ‘자유 시장경제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 발전’을 표방하며 재계의 맏형으로 불렸다. 현실은 안타깝게도 전경련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가 원죄처럼 씌워져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전혀 다르다. 전경련 임직원 중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전경련은 현 정부 들어서도 위상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경제 단체장을 불러 모으면서도 허창수(GS그룹 명예회장) 전경련 회장은 초청하지 않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만 모였다. 허 회장은 최근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경제사절단에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동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맡아 전경련을 직접 조사했던 이력이 있다.

한때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주요 대기업 중에는 롯데·한화 등 일부만 회원사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이후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보다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현실에서 허창수 회장과 권태신 상근부회장이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전경련에 사의를 표명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쇄신 요구에 부응하거나 조직 위상을 제고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윤 정부가 추진한 법인세 인하·반도체부문 세제 혜택 등이 야당의 반대로 용두사미가 되는 과정에서 재계 대표 단체로서 책임을 통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차기 회장으로는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CJ그룹 회장), 전경련 부회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과 같은 중량급 인사가 맡아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차제에 전경련과 경총이 통합하길 바란다. 2002년 일본 경제인단체연합회(게이단렌)와 일본경영자단체연맹(닛케이렌)의 통합 사례처럼 전경련과 경총이 손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합병하게 되면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전경련 소속으로 복귀하게 된다.

전경련에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자면서 60년 동안 재계를 대표해온 단체를 외면하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주목되는 것은 한·일 경제갈등 해소 역할이다. 전경련은 1983년부터 일본 게이단렌과 한·일 재계회의를 열어왔다. 일본 정부의 보복 조짐을 먼저 감지하고 경고음을 낸 것도 이런 네트워크 덕분이었음을 재평가해야 한다. 전경련은 다음달 초까지 이웅열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외부 전문가들을 위원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전면적인 조직 쇄신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시대 변화에 맞는 전경련을 기대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