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된 건설현장 노조 갑질 발본색원 하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스카이데일리 사설

국토부 조사 2주 만에 현장 신고 843건
불법 채용과 월례비·급행료 강요 일상화
역대 정부가 노조 탈법행위 방치한 결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8 00:02:02

국토교통부가 건설 현장의 노동조합 불법행위를 신고 받은 결과 2주 만에 800여 업체가 피해 사례를 접수했다. 노조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건설업체가 대부분임에도 짧은 시간에 허다한 사례가 접수된 것이다. 불법 행위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많았다. 그럼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역대 정부가 건설 현장의 법질서를 경시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건설 현장의 노조 불법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노조의 보복과 반발이 두려워 신고조차 주저해 왔다. 발주처나 시공사들은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를 우려해 어쩔 수 없이 부당한 요구를 수락했고,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도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면서 건설 현장에서는 불법이 ‘관행’이 돼 왔다.

그러나 국토부 요청으로 대한건설협회·대한전문건설협회 등 건설 단체 7곳이 이달 초부터 13일까지 ‘건설현장 불법행위 긴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43개 업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채용 강요 △노조 장비 사용 강요 △타워크레인 기사 월례비 지급 △노조 발전기금·전임비 요구 △공사 현장 출입 방해 및 현장 점거 △레미콘 기사 집단 운송 거부 등 불법행위가 망라돼 있었다. 노조원들이 매일같이 공사 현장에 몰려와 “우리 조합원을 고용하라”고 떼를 쓰거나 장비·인력 교체 등 무리한 요구를 한 뒤 건설사가 불응하면 출입 봉쇄·소음 등으로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건설 하도급 업체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매달 수백만 원의 속칭 ‘월례비’ ‘급행료’를 지급하는 것은 관행처럼 굳어졌다. 한 업체는 “지난해 5개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13대를 운영하면서 급행비로만 13억 원을 썼다”고 했다. 한 현장소장은 “노조원 10명이 사무실에 쳐들어와 시위한다며 자장면을 시켜 먹고 있는데 경찰을 불러도 제지가 안 됐다”며 “요구를 안 들어주면 끝까지 괴롭힘을 당하니 결국은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0년부터 수도권 공공공사를 맡고 있는 다른 현장소장도 “공사 초기 지반 공사를 마무리할 즈음부터 한국노총은 물론 수십 곳에 달하는 노조에서 명함을 주면서 채용 요구를 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결국 노조의 업무방해로 계약상 공사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업무방해 행위는 갈수록 집요해지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건설사를 운영하는 이모(58)씨는 “조금이라도 꼬투리를 잡으려고 현장에 소형 드론을 띄우는 노조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불법행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건설사나 현장 근로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피해 신고조차 꺼린다. 이번 국토부 실태조사에서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도 “익명이 보장되느냐”였다고 한다.

업체들은 그간 정부가 건설 현장에서 자행된 노조의 공사 중단 협박 등 불법 행위를 보고도 방치해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이며 이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궁극적으론 노사 모두 불법 관행을 끊고 장기적으로 건설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건설 현장의 노조 불법행위는 시공사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나 입주자 등 시민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신축 아파트 입주나 신설 초등학교 개교가 지연되면서 입주자와 아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공사 지연과 부실시공 그리고 건설비 상승으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노조의 불법·탈법적 행위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노조의 불법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는 많았지만, 건설 현장의 무너진 법질서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의 소극적인 단속과 처벌 탓이다. 불법이 난무하는 건설 현장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법은 이미 갖춰져 있다. 이제 법과 원칙에 따라 뿌리 뽑아야 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