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문제는 근무제가 아닌 경영진 불통”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IT·인터넷

카카오 노조, 노조법상 과반 달성 확실… “경영 실책 발생 때마다 지속 증가”
잦은 조직 개편·근무제 변경·경영진 교체 지적… 경영진 책임·권한 범위 모호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와의 대화 요구 “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 원한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7 16:42:18

▲ 카카오 노조가 최근 노조원의 증가는 단순히 근무제 변경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조직과 경영진의 소통·리더십·책임감 부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

카카오 노조가 최근 노조원의 증가는 단순히 근무제 변경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조직과 경영진의 소통·리더십·책임감 부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 노조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17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카카오가 근무제를 ‘오피스 퍼스트’ 방침으로 변경함에 따라 노조원이 급증했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했다. 카카오 노조는 노조원이 최근 10%에서 50%까지 증가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노조 가입률은 증가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 가입은 카카오페이 블록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 등 주요 이슈가 터질 때마다 증가해왔으며 근무제도 변경도 노조원 증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 전체 조합원은 약 4000명이며 카카오 조합원은 약 1900명이다. 카카오 노조는 노조법상 과반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기준법상 과반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직원들이 단순히 재택근무 축소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의 연이은 실책에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계열사 조직 개편이 너무 잦아 근로자가 불안한 환경에서 근무한다고 토로했다. 심할 경우 1년에 8번씩 새로 발령받는 경우도 있어 제대로 된 업무 평가나 성장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된 근로제 변경에 대해서도 1년에 4번이나 근무 형태를 변경한 것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카카오는 2021년 11월 유연근무제 2.0을 발표해 2022년 4월에 시행했으며 2022년 5월에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해 2023년부터 정식 시행하기로 했다. 이후 2022년 6월 파일럿 근무제를 발표해 2022년 7월에 시행했으며 2022년 12월에는 카카오ON 근무제를 발표해 올해 1~3월에 순차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조직 개편이나 근무제 변경에 있어서 원칙이 없는 것이 문제다”며 “특히 최근 카카오ON 근무제는 시행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최종안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의 문화는 공개적인 토론과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다”며 “정례적으로 운영되던 타운홀 미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공개 문의에도 경영진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리더십의 부재를 제기했다. 최근 경영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계속 교체되기 때문에 정책도 경영진 교체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 여기에 임원 선임 과정과 검증 절차가 부실한 것도 지적했다. 또한 경영진의 범위가 모호하고 주요 임원이 정규직으로 고용돼 있어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점도 꼽았다.

카카오 노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의 책임과 권한을 규정화하고 임원 선임과 역량 평가 프로세스 제도화를 주장했다.

카카오 노조는 추가적으로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기구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및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공동체의 전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여러 번 제안했지만 아직 김범수 센터장이나 대주주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카카오의 문화와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