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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저출산 해결 지원책
합계출산율 ‘0.8명’ 대한민국… ‘부모급여’가 해결책인가
최대 월 70만 원 주는 부모급여
금전적 지원에도 반응은 미지근
저출산은 그간 쌓인 사회구조 문제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4 11:50:05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에서 열린 '2023년 초등학교 예비소집'에서 예비 신입생과 학부모가 1학년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입학식이 없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다. 전남에는 33개 학교 신입생이 0명이다.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공립초등학교도 사상 처음 입학 대상자가 6만 명대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18.4%나 감소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OECD 국가 중에서 출산율 평균은커녕 꼴찌를 기록한 지도 오래됐다. 이에 정부는 많은 돈을 투자해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0세 아이 부모에게 매달 70만 원씩 지원된다.
 
하지만 정작 육아 중인 부모들 사이에서 미지근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육아휴직 상태에서 부모급여가 큰 도움은 안 된다는 것이다. 미혼 남녀들 사이에서도 결혼과 출산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제안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돈만 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이 있으면 매달 70만 원정작 반응은 미지근
 
지난해 1230일 국무회의를 통해 2023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올해부터 만 0살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월 70만 원을, 1세 아동이 있는 가정에 월 35만 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4년에는 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늘어난다.
 
부모급여는 부모가 직접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도 가족·친지·기타 돌봄 인력의 지원을 받거나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적용한다.
 
최종균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부모급여로 부모들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아동에게는 건강한 출발점을 마련해 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육아 중인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는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동탄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A(·31)는 부모급여로 육아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A씨는 육아휴직을 하면서 소득이 상당 부분 줄어 아이 낳고 가정 경제가 많이 어려워졌다”며 “부모급여가 없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만 육아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이 대체로 해소될 정도는 아니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없다면 많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그간 모아놨던 여유돈 700만 원이 아이를 키우면서 1년 만에 사라졌다면서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면 추가 자녀계획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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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5~3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출산 인식 보고서’ 따르면 여성의 44.8%와 남성의 29.2%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혼 남녀 모두 결혼·출산을 주저하는 이유가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출산 이후의 삶에 대해 복합적인 문제가 쌓여있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혼 여성 10명 중 4아이 낳지 않겠다돈만이 문제가 아니야 
 
더 큰 문제는 부모급여가 미혼 남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데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남성 B(28)는 부모급여에 대해서 출산 예정이거나 출산한 부모들의 경제적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는 측면에서는 좋은 것 같다면서도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씨는 생활 기본 자금보다 부동산 문제와 사회 갈등문제 등을 해결해야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며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기적인 방법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남에 사는 C(·30)는 부모급여에 대해 당장 유모차 가격만 해도 비싼 것은 200만 원을 넘나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비용 책정으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재정적 지원에 대해서도 “사실 출산과 육아 관련해서는 많은 문제들을 외면한 채 오직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C씨는 사회적인 부분도 지적했다. C씨는 우리 사회가 주택·교육·환경 등의 측면에서 육아하기 좋은 조건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이어 출산률을 높이고 싶다면 복합적으로 얽힌 사회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미혼 남녀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5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5~3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출산 인식 보고서따르면 여성의 44.8%와 남성의 29.2%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출산 시 우려하는 부분에 남성은 양육비용’(43.0%)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21%)올바른 양육에 대한 두려움’(19.8%)이 뒤를 이었다. 저출산에 도움 되는 정책도 남성은 주거 지원’(3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성들에게는 육아에 대한 시간적 부담과 두려움이 남성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산 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성의 28.8%올바른 양육에 대한 두려움이라 답했다.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26.4%)’양육 비용(20.8%)’이 뒤를 이었다. 여성들은 저출산 정책으로 보육 지원’(29.6%)경력 단절 예방 지원’(29.4%)을 많이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방치해온 문제들이 얽혀 발생했음을 지적하며 사회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조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긍정적 효과 본 해외 사례들국내에도 우수 사례 있어
 
결과적으로 남녀 모두 결혼·출산을 주저하는 이유가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회와 가정의 양육 환경에 복합적인 문제가 쌓여있는 것이다.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도 2019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저출산 현상이 출산 행위자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 부여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전방위적인 출산 장려정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출산수당부터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에 소득세·주거세 감면 혜택을 준다. 부부합산으로 첫째 때는 12개월, 둘째부터는 36개월 육아휴직도 보장하는 지원책도 있다.
 
스웨덴은 아동수당·주거수당부터 양육을 위해 일을 중단할 때 480일까지 출산유급휴직을 부여한다. 2021년 기준 프랑스는 합계출산율 1.80, 스웨덴은 1.67명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0.8명)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인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21년 세종시는 합계출산율 1.277명으로 전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0.626명인 서울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종시는 중앙부처 이전으로 젊은 공무원들이 이주해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은 출산휴가 6개월·육아휴직 3년 보장이 된다. 안정적인 직장에 육아 여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지자체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세종시보건소는 지난해 1220일 산후도우미 서비스·난임 시술 지원을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지역 내 모든 산모와 난임부부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금전적인 보상은 물론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을 주민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세종시를 사례만 보더라도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제도적 보장이 출산율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를 경제적 측면만이 아닌 다각적 시각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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