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세금 반환요청’ 5명 중 2명, ‘악성 임대인’에게 보증금 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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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임대인 227명 4392억 원 미반환… 다세대 64%·오피스텔 25%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4 10:10:49

▲ 작년 악성 임대인 227명이 반환하지 않은 전세보증금 규모가 4382억 원에 달했다. 빌라, 오피스텔에 피해가 집중됐다. 서울 한 대로변에 밀집된 오피스텔 단지.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악성 임대인’ 227명이 반환하지 않은 전세보증금 규모가 4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 반환을 신청한 세입자 5명 중 2명(37%)꼴로 악성 임대인에게 피해를 입었다.

24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사고 액수는 지난해 43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7억 원(23%) 증가했다.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두절되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이들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이른바 악성 임대인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2018년 30억 원에서 △2019년 504억 원 △2020년 1871억 원 △2021년 3555억 원으로 4년 만에 146배 급증했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전체 사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총 규모는 1조1726억 원으로, 주택 5443세대의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했는데 이 중 악성 임대인이 37%(2037세대)를 차지했다.

악성 임대인에 의한 보증 사고는 빌라 등 다세대주택이 보증 사고액의 64.5%(2828억 원), 오피스텔이 25.0%(1094억 원)를 차지했다. 빌라와 오피스텔에서만 지난해 보증 사고의 89.5%가 집중 발생했다.

특히 악성 임대인들이 보유한 오피스텔 보증 사고액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세대주택 보증 사고액 증가세는 2021년 2689억 원에서 지난해 5.2%(139억 원) 증가했지만, 오피스텔 사고액 증가세는 2021년 378억 원에서 2.9배 증가했다.

보증 사고액이 554억 원으로 가장 많아 악성 임대인 명단 1위에 오른 임대인의 경우 오피스텔 사고액이 264억 원(121건)으로 다세대주택 245억 원(114건)보다 많았다. 2위 악성 임대인도 오피스텔 사고액이 189억 원(86건)으로 다세대주택 165억 원(82건)보다 많았다.

전세사기 증가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위한 선제적인 법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명단 공개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와 신용정보보호법과의 상충 문제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달 말 신축 빌라 시세·위험 매물 정보 등 내용을 담은 ‘안심전세 앱’을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근거법이 마련돼야 악성 임대인 명단과 해당 매물에 대한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