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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성서’ 창세기 제1장 천지창조 여섯째 날의 작업 진척 상황이다. 다음 구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우리’라는 복수어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어떤 이는 ‘우리’를 세상을 만들 때 신(神)과 천사(天使·하늘이 부리는 자, 즉 하늘의 종)를 함께 일컫는 말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성서에는 이때 신을 도와 천지창조에 기여한 미가엘·가브리엘·라파엘 등 천사의 이름이 적잖이 등장한다.
굳이 순서를 따져 보면 신이 천지창조 할 때 자녀격인 사람(아담·하와)보다 먼저 창조한 게 일꾼인 천사다. 자질구레한 일이 많은 천지창조는 물론 아담·하와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돕는 일도 천사들 몫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들 천사는 고분고분하지만은 않았다. 신의 설계도에 따라 천지창조에 기여한 덕에 하늘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았기 때문이다.
훗날 일부 천사는 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급기야 몇몇 타락한 천사는 신에 대척해 ‘사탄’으로 성장한다. 자아가 비뚤게 성장한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타락시키고 신의 영역을 넘보다 낙원에서 추방당하지만 여전히 영적으로 존재하며 신에 대적한다. 기독교 세계관에서 살펴 본 신과 천사의 관계다.
실낙원(失樂園) 이후 신과 영적 교감이 단절된 사람은 스스로 교만해져 이번엔 자신을 빼닮은 로봇을 만들었다. 나아가 인공지능(AI)은 물론 대화하는 AI인 챗GPT까지 선보였다. 개발 동기는 인간을 돕는 인사(人使·사람이 부리는 자, 즉 사람의 종)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존재물의 본능인 ‘스스로 알아서 하기’ 성향이 어디 가랴.
더욱이 똑똑해진 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는 물론 대화 상대, 심지어 사랑의 대상까지 대체한다.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를 로봇들이 슬그머니 밀고 들어오고 있다. 물론 아직은 로봇이 인간의 통제 안에 있지만, 언제 스스로 통제권 밖으로 튀어 나갈지 아무도 모른다. 복락원(復樂園)을 꿈꾸는 필자가 보기엔 AI로 무장한 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넘보는 사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정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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