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北무인기 사태 ‘남북 모두 정전협정 위반’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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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 진행 중이며 유엔사 입장 발표도 없어”
軍 “대응작전은 자위권 행사… 정전협정으로 제한 못해”

김준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6 11:51:42

▲2017년 6월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북한 무인기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유엔군사령부가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뿐만 아니라 이에 맞대응한 우리 군사작전도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유엔사는 북한 무인기의 남측 영공 침범 후 특별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남북한의 행위가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평가를 최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결론은 현재까지 우리 정부에는 공식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유엔사가 조사 결과를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고 유엔에만 보고하고 종결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유엔사의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유엔사 특별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유엔사의 공식 입장 발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은 유엔사의 정전협정 이행과 관련한 권한을 존중하며 진행 중인 특별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무인기 5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내려보냈다. 우리 군도 북측의 도발에 대응해 무인기 3대를 MDL 이북으로 날려 정찰 활동을 펼쳤다.

유엔사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20여 일 만에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군의 대응작전이 자위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정전협정으로 제한할 수 없는 권리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무인기 맞대응은) 북한의 명백한 군사적 도발에 대해 비례적 대응을 한 것이며 이것은 자위권 차원의 상응한 조처”라며 “이러한 자위권 대응은 유엔 헌장에서 보장하는 합법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유엔사의 조사가 이뤄지겠지만 자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한 결과 자위권은 유엔 헌장 51조에 자위권 차원의 (대응을) 보장하고 있는 합법적인 권리”라며 “정전협정도 그(유엔 헌장의) 하위이기 때문에 이 정전협정으로 유엔 헌장을 제한할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전방 일선 부대에서는 이를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부대 간 상황 전파가 지연된 것은 물론, 아예 부대 간 상황 공유 시스템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준구 기자 jk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