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의 반 토막 취업자 증가로 어떻게 총선 치루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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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의 경제포커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허드렛 일자리 양산한 文정부
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탓 언제까지 할 것인가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1-30 11:53:11

금년도 취업자 증가수가 10만 명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가 1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9만 명)과 한국개발연구원(KDI)(8만 명)은 정부보다 낮은 증가 폭을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취업자증가수가 코로나로 위축했던 전전년도에 대한 기저효과와 공공부문 재정일자리 등으로 81만 명을 기록했다. 또 공공부문 재정일자리의 대폭적인 증가로 60대 이상 취업자증가가 45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의 절반을 넘었다.

문재인정부 이전 매년 30만~40만 명씩 증가해 오던 취업자 증가수가 문 정부의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주52시간 근무제도의 경직적인 운용 등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취업자 증가수가 2018년에 9만 명으로 급락했다. 명색이 일자리정부라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걸어놓고 있던 문 정부는 취업자 수 급락에 놀라 2019년부터는 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허드렛 재정일자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코로나까지 덮쳐 고용시장은 요동을 쳤다.

올해도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 10만 명은 지난해의 8분의 1 수준이다. 연간 30만~40만 명씩 증가해 오던 문 정부 이전의 예년과 비교해서도 4분의 1 수준의 고용쇼크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 감소의 상당 부분이 통계적 기저효과에 기인하지만, 경기 둔화와 인구 등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요 고용지표 등을 고려하면 올해 고용은 작년 이례적 호조세에서 장기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기재부도 고용노동부도 이렇다 할 대책이 눈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장기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만 있을 뿐이라는 인상을 준다. 예년 같으면 장기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일자리는 쇼크 수준이 되면 민생의 고통은 더욱 힘들어진다. 한 해에 대졸자만 40만 명 내외 나오는데 10만 명 내외의 취업자 증가로는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어려워질 것은 자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내년 총선은 이미 윤석열정부 출범 2년 째다. 그때도 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더욱이 갈수록 금년도 경제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1% 대 중반을 전망하고 있는 국내 연구기관들과는 달리 외국 투자은행들은 0%대 중반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일본 노무라증권은 한국 경제가 경착륙 위험이 있다며 0.6% 역성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2.8%(2022년)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릿고개’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 주된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10억 9000만 달러)부터 8월(-12억 2000만 달러)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9월(6억 8000만 달러) ‘반짝 흑자’를 냈다가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가고 있다. 중국이 ‘리오프닝’ 효과로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중간재의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온기가 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새롭게 떠오르는 인도, 오일머니의 중동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은 이런 면에서 의미가 크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에서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경제중심 정상외교’를 펼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경기를 회복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정부가 다시 수정해서 국회에 제출한다는 법인세 인하안이나 투자세액공제안·연구개발세액공제안도 경쟁국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이고, 노동 개혁은 대통령의 계속되는 개혁의지 표명에도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나마 여소야대 국회의 통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할 수 있는 정책은 획기적인 규제혁파,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포스트코로나 시대 크게 늘어날 전망인 외국인 관광객을 그러모을 수 있는 획기적인 관광산업 활성화 등이다. 정부는 할 수 있는 대책을 모두 발굴해 경기를 진작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데 전심전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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