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2000년 이후 한국 서비스수지 누적적자 312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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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서비스 교역 규모 G7 국가보다 낮은 수준
여행·가공 부문 등 적자 커… 건설·운송 흑자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9 13:43:42

▲ 2000년 이후 우리나라와 G7 국가 서비스수지 누적 규모.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2000년 이후 20여 년간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누적적자 규모가 300조 원을 넘기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일부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2000~2021년) 한국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규모가 2529억 달러(약 312조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품수지가 1조237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서비스수지는 해상운송 수입·외국인 국내관광 등을 비롯한 서비스수출에서 해외여행 경비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입을 차감해 계산한다.

서비스 부문별로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가공서비스 등 3개 부문에서 누적적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1863억 달러) △기타사업서비스(-1753억 달러) △가공서비스(-842억 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712억 달러) 부문에서 적자가 집계됐다. 반면 건설(1695억 달러)과 운송(835억 달러) 서비스 부문에선 큰 흑자를 봤다. 건설 부문은 G7 국가와 비교해도 흑자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G7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서비스수지 규모를 비교하면,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규모는 △미국(3만7785억 달러) △영국(2만5558억 달러) △프랑스(5982억 달러) △이탈리아(-1193억 달러) 4개국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경제규모를 고려한 서비스수지 규모는 △캐나다(-2656억 달러) △일본(-6954억 달러) △독일(-7614억 달러) 3개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20여 년간 GDP 대비 서비스수지 비중은 –0.71%(누적적자)로 G7 국가 중 캐나다(-0.85%)와 독일(-1.01%)을 제외한 5개국보다 낮고 독일과 캐나다 2개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비스 수출입 규모 역시 우리나라가 G7 국가보다 대체로 낮았다. 2021년 기준 총수출 대비 서비스수출 비중은 우리나라(15.7%)가 이탈리아(15.0%)를 제외한 6개국보다 낮았고, 총수입 대비 서비스수입 비중(17.8%)도 미국(16.2%)을 제외한 6개국보다 낮았다.

서비스수지 부문별로는 여행서비스·기타사업서비스 등 6개 부문에서 누적적자를 기록한 반면, 건설과 운송 등 6개 부문에서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와 기타사업서비스·지식재산권사용료 3개 부문은 주로 미국·유럽연합(EU)·일본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봤다. 가공서비스는 주로 중국과의 서비스 교역에서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운송 서비스는 중국에서 흑자를 나타냈다.

경총 측은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누적적자는 △경쟁국에 비해 서비스시장 규제가 과도하고 △제조업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낮으며 △서비스 환경이나 인프라도 부족해 서비스 투자 유치나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서비스부문 무역제한지수(STRI)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 0.195를 기록해, △일본(0.128) △영국(0.145) △독일(0.157) △미국(0.183) △프랑스(0.189)보다 제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 노동생산성 비율도 한국은 49.8%로, G7 평균인 82.2%에 못 미쳤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평가하는 관광산업발전지수도 한국은 15위를 기록해, △일본 1위 △미국 2위 △프랑스 4위 △독일 5위 △영국 8위 △이탈리아 10위 △캐나다 13위 등 모든 G7국가보다 낮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상품시장에 비해 서비스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 매년 큰 규모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서비스시장 규제 완화, 서비스 기술력 향상과 투자 활성화 지원 등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과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