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시인 고은, 잡범 아닌 조국을 배신한 國事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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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칼럼] 시인 고은, 잡범 아닌 조국을 배신한 國事犯이다

美CIA “2000년대 초 북 공작금 받아”
북한도 1980년·1995년 두 차례 포섭 시도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1-31 10:18:50

‘만인보’에 보이는 시인 고은(90)의 시 세계를 이 지면에서 폭로한 이후 벌어진 사태 진전은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한때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그가 성추행범은 물론이고 북과 내통한 간첩이란 의혹이 덜컥 불거진 것이다. 요즘 유튜브와 SNS에서 ‘고은 간첩’은 거의 기정사실로 통한다.

재확인하지만 고은의 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쓸 수 있는 작품이 결코 아니다. 그건 조국을 배신한 추악한 문학 행위다. 그와 별도로 제기된 간첩 의혹은 2000년대 초 그가 파키스탄 주재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정기적으로 북한 공작금과 지령을 받았다는 미 CIA 첩보다. 지난주 전직 국정원 직원이 SNS상에서 터트린 폭로 내용이다.

물론 마녀사냥은 안 된다. 고은은 한때 중·고교 교과서에 올랐던 거물 시인이라서 그의 행적과 작품은 보다 섬세하게 분석되어야 옳다. 그걸 위해 새삼 들여다볼 건 왜 북한이 1980년 봄·1995년 가을 두 차례 각각 직파 간첩을 내려보내 그를 포섭하려 했을까, 그 대목이다. 우선 1980년 봄 공작원 ‘봉화1호’가 고은(공작명 고봉산)을 포섭하려 내려왔다.

그 대목은 상당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서울의 봄 혼란기에 북한이 움직였다는 것부터 흥미롭다. 앞뒤 상황은 이렇다. 봉화1호는 고은 포섭을 목표로 내려왔으나 그해 가을 바로 검거됐다. 흥미롭게도 당시 당국은 그의 무전기를 빼앗아 북한 지령을 계속 체크했다. 저들은“고은을 포섭했나?”며 다급하게 물었고 당국은 “포섭했다”며 역정보를 흘렸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1995년 다시 직파 간첩이 내려와 고은과의 접선에 끝내 성공했다. 그게 바로 유명한 김동식 사건이다. 앞에 등장하는 1980년 봄 직파간첩 봉화1호 이야기도 오래전 전향한 김동식이 필자에게 확인해 준 사실이다. 그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봉화1호가 ‘자운’이란 법명을 쓰는 스님으로 위장해 암약하는 걸로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 김동식의 임무는 이인영·우상호·허인회 등 386운동권을 포섭해 지하당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더 중요한 건 봉화1호를 대동해 북에 복귀하는 것이었고, 그걸 위해 고은을 통해 봉화1호의 소재를 파악하려 했다. 김동식은 그걸 단행본 ‘아무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2013년 기파랑)에 서술하기도 했다. 필자와의 통화에서도 자기 의견을 기탄없이 전해 줬다.

“당시 경기도 안성, 그의 집에서 만난 고은은 봉화1호의 존재를 채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그의 소재를 알려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때 그가 북한과의 협력을 거부했던 것도 사실이고, 이튿날 나를 당국에 신고했다. 그렇다고 고은에 면죄부를 줄 순 없다. 북한이 두 차례나 그를 포섭하려 했던 건 고은을 이미 자기편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다시 묻자. 북한은 왜 고은에게 공을 들였을까? 우선 그는 70~80년대 김대중의 대중연설문을 써 주면서 그와 밀착해 지내던 사이였다. 때문에 거물 고은이야말로 김대중과 핫라인 구축에 결정적 연결고리였다. 또 있다. 그가 1970년대 중반 이후 반독재·반박정희의 저항시를 발표해 왔으니, 차제에 대한민국 문화계를 몽땅 접수할 수 있는 딱 좋은 대상이었다.

사실 90년대 이후 고은은 포섭되고 안되고와 상관없이 북한과의 협력, 즉 자발적 간첩행위를 대놓고 대담하게 벌이던 중이었다. 그걸 나름의 정치적 각성이자 분단 극복 의지라고 그는 믿었으리라. 98년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은 고은의 활동에 또 한 번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 즈음 백낙청의 창비 그룹이 중심이 된 민중문학·민족문학은 반대한민국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고은이 반미(反美)의 선봉장으로 날뛰던 것도 그 무렵이다. 그 시기에 완성한 연작시집 ‘만인보’가 온통 빨간 물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학 외적 행보도 마찬가지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따라간 그는 김정일의 무병장수를 비는 즉흥시 낭송 등 돌발행동을 거듭했다. 여기서 하나 물을 게 있다. 당시 북한이 자기 발로 평양에 들어온 고은을 곱게 놔뒀을까?

은밀한 포섭공작으로 완전히 구워 삶았으리란 게 우리의 당연한 합리적 의심이다. 2000년 초 파키스탄 주재 북한 대사관 출입도 바로 그 무렵이다. 오늘 글의 결론이다. 국정원은 당장 고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건국 이래 최대 문인 간첩 사건 냄새가 풀풀 난다. 차제에 봉화1호의 무전기를 빼앗아 북한과 주고받은 고은 관련 교신 내용까지 모두 까길 바란다.

고은을 성추행범 내지 잡범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그는 국가보안법을 어긴 국사범(國事犯)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참담한 건 그와 사실상 공범인 이 나라 문단이다. 명백한 좌익 옹호와 반대한민국의 저주에 평생을 바친 고은을 노벨문학상 후보라며 설래발치고, 순진한 독자를 속여 온 저들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곧 저들의 허의위식 전체를 도마 위에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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