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스웨덴 빼고 핀란드만 나토 가입 허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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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스웨덴 쿠르드족 인도 거절에…“다른 답주길 바래”
핀란드, 논란 과열에 협상 중단… “이웃 없이 가입할 수 없어”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31 00:03:00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스웨덴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BBC는 튀르키예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의 튀르키예 인도를스웨덴이 거절한 것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비판하며 “나토 가입을 하고 싶다면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을 인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포는 튀르키예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위한 회담을 중단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이러한 강경한 입장은 스톡홀름에서 쿠란 소각 시위를 포함한 일련의 시위로 촉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웨덴 정부는 시위를 저지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튀르키예)의 요구에 다른 답을 주길 바란다”며 “스웨덴에 핀란드와는 다른 반응을 할 수 있으며 스웨덴은 이 발표에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스웨덴에 120명의 테러리스트 명단을 제공하고 인도를 요구했다”며 “만약 인도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핀란드보다 더 큰 규모의 쿠르드족 이주민이 있는 스웨덴은 최근 튀르키예와 일부 쿠르드족 인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한 바 있다.

앞서 튀르키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거리를 둘 것을 스웨덴에 요구했다. 이에 스웨덴은 강화된 테러방지법을 만들 수 있는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또한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9년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장악 지대에서 튀르키예가 군사개입을 감행한 이후 도입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4년 만에 해제하기도 했다.

이러한 스웨덴의 조치에도 튀르키예는 최근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 30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최종 승인만 남아 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스웨덴과 상관없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추진한다고 선언했었지만, 최근 북유럽 이웃 국가 없이 가입할 수는 없다며 이전에 밝힌 뜻에서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하비스토 외무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가오는 투표의 압박으로 인해 터키 내에서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터키 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논의가 과열되고 있으며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초 대선과 총선을 5월14일로 앞당겼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