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조승우, 얼굴 없는 천재 음악가 ‘팬텀’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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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사들(서울 서초구 반포동)]-조승우 배우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31 18:02:25

조승우는 3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 누나와 단칸방에 살며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서일중 3학년 시절 친누나가 출연한 청소년 버전 뮤지컬 ‘돈키호테’를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

그후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계원예술고 연극영화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학교에서 선보인 뮤지컬 ‘돈키호테’ ‘가스펠’ 등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본격적으로 꿈을 키웠다.

고교 3년간 뮤지컬에 빠져 지낸 뒤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방학 때 담당 교수의 추천으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 오디션에 응모해 약 1000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주연 이몽룡 역으로 발탁되면서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하지만 역할이 스스로 탐탁지 않았다. 훗날 16년 만에 출연한 예능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20년이 지났으니까 솔직하게 말하는데 21세기에 이몽룡이 웬 말이냐고 했다”며 “심지어 칸 영화제를 갔을 때도 한복 입고 부채 들고 꽃신 신고 갔다. 턱시도까지 다 맞췄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란 생각에 숙소 가서 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춘향뎐’은 세계적으로 성공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1999년 제5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신인 배우 조승우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춘사영화상, 부산국제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7관왕을 휩쓸었다.

인지도를 쌓은 후 영화 ‘후아유’에서 청춘스타로 발돋움하며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외에도 영화 ‘클래식’ ‘하류인생’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하류인생’은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해 단시간 내 세계 3대 영화제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또한 ‘클래식’에서는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또 ‘말아톤’ ‘타짜’ ‘불꽃처럼 나비처럼’ ‘내부자들’ 등으로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스크린은 물론 오랜 꿈이었던 뮤지컬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2000년 ‘의형제’에서 단역인 ‘걸인’이자 해설자로 무대 데뷔 후 ‘명성황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맨 오브 라만차’ 등에 출연해 좋은 평을 받았다. 특히 ‘지킬 앤 하이드’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쳐 ‘조지킬’ (지킬 역을 맡은 조승우를 부르는 애칭)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감도가 높다.

2012년에는 안방극장에도 진출했다. 데뷔 13년 만에 첫 출연한 드라마 ‘마의’에서 주인공을 맡아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후 2014년 SBS ‘신의 선물-14일’, 2017년 tvN ‘비밀의 숲’, 2018년 JTBC ‘라이프’, 2020년 ‘비밀의 숲2’, 2021년 ‘시지프스 : the myth’ 등 꾸준히 출연했다.

뮤지컬계의 흥행 보증수표 조승우가 7년 만에 신작에 출연한다.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을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얼굴 없는 천재 음악가 유령(팬텀) 역을 맡는다.

조승우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초연 ‘오페라의 유령’에서 마이클 크로포드의 OST를 접하고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번 되짚고 싶다”며 “뮤지컬 배우로 20년 이상을 무대에 섰는데 유령 역으로 언제 다시 가면을 쓰고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3월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해 6월18일까지 공연된다. 이후 7월14일부터 11월17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