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무서워요”… 폭설·난방비 폭탄에 ‘채소값이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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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오이·대파 가격 급등… 채소 생산단가 상승 원인
축산물·과일류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돼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31 11:44:52

▲ 지속되는 한파와 폭설 등의 여파로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소이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너무 오른다”며 “요즘은 장보기가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지속되는 한파와 폭설 등의 여파로 당근·양배추·오이 등 채소 가격이 폭등하며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난방비 부담으로 인한 생산단가 인상도 채솟값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1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30일 기준 당근 도매가와 소매가는 전년 대비 각각 137.4%, 62.7%씩 급등했다.

같은 기간 △오이 39.3%(도매)·38.5%(소매) △대파는 31.3%(도매)·19.0%(소매)씩 올랐다. 지난주 전국을 휩쓴 한파와 더불어 핵심 채소 농작 지역인 제주도 지역 폭설로 채솟값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난방비 인상도 채소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겨울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전기·가스요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채소 생산비용이 전년 대비 최소 1.5배 이상 폭등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채소 도·소매 가격 인상은 곧바로 대형마트 채소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가장 큰 폭의 가격 상승률은 보인 채소는 ‘당근’이다. 대형마트 이마트의 당근 1㎏ 판매가는 1년 전 2980원에서 현재 4480원으로 50.3%, 오이(2입봉)와 대파(850g 기준) 가격도 전년 대비 33.6%, 11.6%씩 각각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채소 가격 인상은 최근 역대급 한파에 따른 작황 부진 영향 때문”이라면서도 “농자재 가격, 인건비는 물론 난방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생산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명절 이후 수요가 줄어든 사과, 배 등 과일은 가격이 내려가고 축산물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일류의 경우 사과는 지난해 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대과 증가 및 품질 양호로 설 명절 전까지 다소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설 명절 이후 소비 감소 영향으로 전・평년 대비 낮은 수준의 가격 안정화가 점쳐진다.

배는 지난해 생산량이 증가해 설 명절 전부터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 명절 이후 소비 감소와 맞물려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감귤은 생산량 감소로 설 이전부터 높게 형성됐다.

축산물의 경우 1월은 설 성수기였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했다. 소고기는 사육마릿수 증가로 설 성수기 도축량이 증가해 낮은 가격이 형성됐다. 돼지고기는 전년과 도축량이 비슷한 수준이다. 1월 전년 수준 가격을 유지했다.

이 밖에 닭고기는 전년도 사료비 상승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산지가격 강세가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도축마릿수가 증가하면서 산지가격은 전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현재 전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향후 산지가격이 반영되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