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12월은 생산·투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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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생산 3.3%·소비 0.2%·투자 3.3% 일제히 증가
12월 생산 1.6%·투자 7.1%↓… 소비 1.4% ↑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31 12:42:47

▲ 부산 신항에서 근로자가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늘어 ‘트리플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12월 성적은 생산이 3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투자 역시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경기둔화 흐름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생산·소비·투자 일제히 증가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31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지수(원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6.4(2015=100)로 전년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업 생산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020년 통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1.1% 역성장한 이후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2021년에는 4.9% 다시 반등해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늘어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공업 출하는 내수 출하가 0.4% 줄었지만 수출 출하가 0.4% 증가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5.3%로 전년보다 0.9%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 수도·하수·폐기물처리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숙박·음식점 및 금융·보험 등에서 생산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의 경우에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2.9%)가 줄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2.3%), 의약품 등 비내구재(0.9%) 판매가 늘어 전년 대비 소폭(0.2%) 증가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전년대비 슈퍼마켓·잡화점(-4.5%), 대형마트(-4.5%), 면세점(-7.3%), 승용차·연료소매점(-0.5%)은 감소한 반면, 백화점(8.0%), 전문소매점(1.0%), 편의점(4.4%), 무점포소매(0.5%) 등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9%)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4.3%)에서 투자가 모두 늘면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1.9%)에서 줄었으나 건축(4.1%)에서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년보다 2.5% 증가했고, 건설 수주는 축(8.3%)과 기계 설치 등 토목(24.3%)에서 모두 늘어 전년 대비 1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은 소비는 늘었지만… 생산·투자 동반 하락

지난해 12월만 두고 살펴보면 산업활동은 광공업 생산이 감소 전환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산업 생산의 역성장을 부추겼다. 세부적으로 광공업(-2.9%), 건설업(-9.5%), 서비스업(-0.2%)이 모두 감소했으며, 전월 대비 전산업 생산은 1.6% 줄었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반도체(4.9%), 1차 금속(3.1%), 전기장비(2.4%) 등에서 늘었지만, 자동차(-9.5%), 전자부품(-13.1%), 고무·플라스틱(-6.5%)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전월 대비 2.5%p 하락했다. 2020년 7월(70.1%)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치다. 출하 역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재고와 출하의 비율을 나타내는 재고율은 126%로 전월 대비 1.4%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쪼그라들면서 4개월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보험(2.3%)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운수·창고(-3.7%), 숙박·음식점(-3.0%)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는 7.1%나 급감했다. 3개월 만에 감소 전환인 셈이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7.8%) 투자가 감소하고 자동차 등 운송장비(-4.8%) 투자도 줄어든 탓이다.

생산과 투자가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4% 늘며 4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2.0%), 10월(-0.2%), 11월(-1.7%)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동절기 의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전월 소매 판매가 줄어들었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2.7%) 판매가 줄었으나 평년보다 추운 날씨와 전월 판매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동절기 의류 판매가 증가하면서 준내구재(11.1%)가 늘었다. 대규모 할인행사 등으로 화장품 등 비내구재(0.1%) 판매도 증가했다.

한편 건설기성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건축(-10.9%) 및 토목(-5.1%) 등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9.5% 감소했다. 기계설치 등 토목(16.3%)에서 늘었으나 사무실·점포 등 건축(-20.7%)에서 수주가 줄면서 건설수주(경상)도 1년 전보다 9.0% 뒷걸음질했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9p 하락하며 2020년 4월(-1.2p)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내려갔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p 하락하며 6개월 연속 주춤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 상승 등으로 수출·제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흐름이 약화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생산은 누적된 재고, 반도체 경기 하강,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이며, 소비·투자의 경우에는 부동산경기 하강,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 주요국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상반기 경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반기 반등 기회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총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