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산층도 챙겨야” 난방비 폭탄 방어에 黨·政 총력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尹,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1000억 예비비 즉시 재가
1월은 애교 ‘2월은 핵폭탄’ 난방비 우려… 총 1800억 긴급 투입
與 정진석 “文정권 탈원전이 난방비 대란 초래”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31 14:15:36

▲30일 오전 서울시내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가정용 가스를 지난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21개월 동안 1메가칼로리(Mcal) 당 65.23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세 차례 인상을 통해 10월 기준 가스 요금은 1Mcal 당 89.88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37.8% 인상됐다. [뉴시스]

가스요금이 급등한 상황에서 한겨울 한파가 더해지자 ‘난방비 폭탄’으로 전국 곳곳에서 하소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가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정은 정부의 난방비 추가 지원안이 마련되는 대로 조만간 협의회를 열 계획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난방비 급등과 관련해 중산층 지원책도 강구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원래 내일 모레 당정 협의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정부 측 준비가 조금 미흡한 것 같아 미루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난방비 급등에 따른 취약계층과 중산층 지원 대책을 좀 더 꼼꼼히 짜고 재원 대책을 마련해 충실한 당정협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난방비 폭등으로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자 이날 국무회의를 열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위한 1000억 원의 예비비 지출 안건을 즉시 재가했다. 기존에 책정된 800억 원에 더해 총 1800억 원이 난방비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유례없는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과 국민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신속하게 내려진 재가”라고 설명했다. 26일에도 정부는 겨울 취약계층의 난방비 지원을 위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과 가스요금 할인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26일에도 취약계층 118만 가구에 대해서도 에너지 바우처 지원 금액을 2배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은 117만 6000가구로 전체 기초수급자 241만 9000가구 중 48.6%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당정은 중산층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며 추가 지원책을 강구하는 방안을 내세운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난방비 지원' 1천억 예비비 지출안건을 재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국무회의를 조기 개최한 이후에 예비비 지출 안건을 즉시 재가하며 긴급 처방에 나섰음에도 2월에도 난방비 요금이 급등에 따른 ‘난방비 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가스요금을 4·5·7·10월에 걸쳐 메가줄(MJ) 당 5.47원(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인상했다.

최근 한국가스공사는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 9조원을 올해 전액 회수하기 위해서는 가스요금을 1월 기준 3배에 달하는 58.69원까지, 주택용 가스요금의 작년 한 해 인상분(5.47원)보다는 약 7배 가량 더 올려야 한다는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대비 최소 1.5배에서 1.9배의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겨울 역대급 한파가 휘몰아치며 초유의 ‘난방비 폭탄’ 사태가 심화한 것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난방비가 크게 오른 된 것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탓이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은 미국 3.3배, 영국 2.6배, 독일 3.6배 인상됐으며 한국은 이들 국가보다 23~60% 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에서 억제해왔던 가스요금 인상이 한국가스공사의 ‘눈덩이 적자’를 낳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2023년 혹한의 대한민국 난방비 대란을 초래했다”며 “(문재인정부가) 생산 단가가 싼 원전 가동을 틀어막고 발전 단가가 원전의 6배 이상인 풍력·태양광 발전에 돈을 쓸어 넣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문 정부 당시 한국가스공사 가스요금 인상 요청은 8차례 가까이 무시됐다. 문 정부가 가스비 인상을 처음 승인한 것은 지난해 3·9 대선 직후인 4월이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