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된 가운데,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이 잇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노후화된 대중교통 시설 교체 등을 인상 이유로 들면서 요금을 700~800원 올려야 하지만 서민 경제를 생각해 300~400원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지자체 간의 조율 실패로 부담이 일반 시민에게 전가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일부 요금을 정부 예산으로 보전해 주기를 요구했지만 해당 예산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요금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8년 만에 서울시 대중교통 비용 인상… 300원·400원 인상 놓고 저울질
서울시는 지난해 12월29일 ‘부득이하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요금 인상을 목표로 공청회·시의회 의견 청취·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 지하철 200원·버스 150원 인상 이후 8년 만이다. 이에 300원 인상안과 400원 인상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의 무임손실 지원 예산이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돼 운영상 어려움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 대중교통 적자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하철은 △2018년 5880억 원 △2019년 5878억 원 △2020년 1조1448억 원 △2021년 9957억 원 △2022년 1조2600억 원(전망)으로 5년 동안 한해 평균 약 92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버스도 △2018년 2842억 원 △2019년 3538억 원 △2020년 6784억 원 △2021년 7350억 원 △2022년 6582억 원(전망)으로 5년 동안 연 평균 약 5400억 원 수준으로 적자가 나고 있다.
2015년 대중교통 요금 인상 당시 요금 현실화율이 80~85% 수준이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요금 현실화율이 약 60%에 그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요금 현실화율 회복을 위해서는 지하철 700원·버스 500원 인상이 필요하지만 서민 경제 부담을 고려해 70~7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300~400원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8년 동안 교통복지 차원에서 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눌렀지만 자구 노력과 재정지원만으로는 심각한 적자 구조를 극복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미래 세대와 서민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마련·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물가상승과 함께 오르면서 시민 불만↑… 서비스 개선 여부가 관건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가스·전기·수도 요금과 겹치면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이번에 난방비도 오르면서 부담이었는데 얼마 안 지나서 대중교통 요금마저 오른다고 하니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며 수원에서 통근하는 B씨(28)는 “지하철은 여전히 출퇴근 시간 탈 때마다 지옥이고 버스는 어느 정류장에서 타느냐에 따라 좌석 유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들어가는 돈은 똑같고 부담을 시민에게 전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데 서비스의 질이 먼저 나아지는 것이 먼저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에서는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공청회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요금 인상을 정해놓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있는 것이다,
요금 인상 이후를 지켜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C씨(30)는 “몇 년간 같은 가격으로 유지하다가 물가상승과 적자로 결국 올리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지하철 안전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됐던 것을 거론하며 “요금 인상이 시설 보수 등에 필요하다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C씨는 “지금과 같이 힘든 시기에 올리는 것은 아쉽다”며 “요금 인상이 이용객들에게 와닿는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지하철 7호선에서 지난해 11월 중곡역과 뚝섬유원지 구간을 출입문이 열린 채 주행하는 사고가 등 발생하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열차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피어올라 2시간 가량 운행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지자체 사이에서 서민만 고통받나
요금 인상안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요금 인상 원인으로 무임손실 보전 예산이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됐던 점을 꼽은 만큼 정부와 지자체 간 조율 실패의 영향이 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3년 정부 예산안에 지자체 도시철도에 대한 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PSO) 예산이 빠졌다. PSO 예산은 노약자·학생에게 철도 요금을 할인해주면서 발생한 적자를 정부가 의무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는 예산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손실보전 요구를 받으면서 편성한 PSO 예산 3585억 원의 예산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같은 달 19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앙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PSO 예산이 포함되지 않으면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될 것임은 예견됐던 일인 셈이다. 오 시장은 2021년부터 국비 보전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 30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여야가 합의해 PSO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반대했다”며 “기재부가 생각을 바꿔 올해 중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다면 인상 폭을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문제에 따른 뜨거운 감자를 기재부로 넘긴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인상 시기를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PSO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시민의 손을 빌려 요금 재원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안전 문제를 꼬집은 시민들의 반응에 “재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안전에 투자해야 할 재원이 운영손실에 지원된 측면이 있다”며 요금 인상에 따라 안전과 서비스에도 투자될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