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북한 방문 티켓값’ 37억 원 北에 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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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방북하려면 벤츠·헬리콥터도 띄워야”
李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쌍방울 통해 뇌물
김성태 前회장 “북과 교섭 중 李와 통화 연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1 00:02:02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300만 달러(약 37억 원)를 추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또 중국에서 북한과 협상하면서 이 전 지사와 전화통화도 했다고 검찰에 밝혔다고 한다. 아직 검찰 수사 단계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은 김 전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라 부인하고 있다. 이토록 중요한 사안을 두고 두 사람 발언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명확하고 세세히 설명할 시점이 됐다.

문재인정부는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최문순 강원지사는 방북 명단에 넣고 당시 이 경기지사는 뺐다. 그러자 경기도는 2018년 후반기부터 대북 사업에 적극 나서게 된다. 그해 10월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두 차례 북한에 보내 대북 접촉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이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접촉해 경기도 대북사업 경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평화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3억2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다.

2018년 11월 이 평화부지사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이재명 지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싶어한다”고 전했고, 이 전 지사는 북한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에게 자신을 포함한 경기도 경제고찰단을 초청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지휘한 정찰총국장 출신이다.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도 2019년 7월 경기도와 대북교류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가 필리핀에서 공동 개최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 소속 이호남을 만나 이 전 지사의 방북을 타진했고 “방북하려면 벤츠도 필요하고, 헬리콥터도 띄워야 한다”는 북한에 300만 달러로 합의봤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고, 이 중 300만 달러는 이재명 전 지사 방북 경비”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 전 회장 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2019년 1월17일 중국에서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태위가 대북경협 협약식을 연 당일 김 전 회장은 이 평화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등과 함께 송명철 아태평화위 부실장 등 북한 측 인사를 만났는데 이 평화 부지사가 이 전 지사와 통화하다가 김 전 회장을 바꿔줬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이 대표도 지난달 18일 KBS 9시뉴스에 출연해 “(김성태 전 회장과) 만난 일도 없고, 본 일도 없다”면서도 “누군가가 술을 먹다가 (김 전 회장과)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자신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는 김 전 회장 진술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과 통화했다는 진술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래된) 일이다. 지인이 전화를 바꿔주는 것은 이 대표 같은 유명 정치인에게 흔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거물 정치인이 관련된 이런 ‘게이트급’ 일들은 국민 입장에서 헛웃음 나올 일도, 그냥 넘어갈 일도 아니다. 그러니 두 가지만이라도 진실하게 해명해 주길 바란다.

첫째 300만 달러가 추가로 북한에 넘어간 것이 헛웃음 나오는 거짓말인지 아닌지, 둘째 이화영 평화부지사·안부수 아태협 회장 등과 함께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를 만나던 김성태 전 회장과 통화한 적이 정말로 없는 건지, 김 전 회장을 정말로 모르는 건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거의 될 뻔했던 이 대표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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