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보증보험 개선 등 전세사기 근절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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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보험 가입 전세가율 100%→90% 악용 방지, 보증 여력 확충해 장벽 낮춰
사기 가담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 처벌 강화, 피해자 대상 저리 대출 지원 등
함영진 “단속·처벌 포함 예방 및 구제 방안 긍정적, 일부 제도개선은 보완 必”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2 14:59:12

▲ 정부가 보증보험 가입 전세가율을 낮춰 제도 악용을 방지하는 등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

전세보증보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허들이 마련되고 전세사기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등 정부가 전세사기 근절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일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오는 5월 1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 대상을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100%에서 90%로 낮추는 것이다.

기존에는 집값이 3억 원이라면 전세금이 3억 원이어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90%에 해당하는 2억7000만 원 이하여야 가입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는 집값과 같은 가격에 전세를 들이는 ’동시진행‘ 수법으로 주택 수백·수천 채의 무자본 갭투자를 일삼는 ’빌라왕‘들의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 23만7800채 중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는 주택이 5만7200채로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보증보험 가입의 허들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HUG의 보증 여력을 확충하고 보증료 할인 대상을 연소득 4000만 원 이하에서 5000만 원 이하로, 할인 폭은 50%에서 60%로 확대한다. 보증보험 가입 심사 때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가 없는 경우에만 감정평가 가격을 적용키로 했다.

이밖에 일부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조직적인 전세사기에 가담한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공인중개사가 직무위반으로 집행유예만 받더라도 자격을 한 번에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감정평가사는 현행 집행유예 포함 금고형 2회 시 자격을 취소했던 것을 금고형 1회만 받아도 취소되도록 했다.

중개보조원 채용 규모도 중개사 1인당 보조원 3인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다음 달부터 연 1~2% 저리로 가구당 2억4000만 원의 대출을 지원하고, 5월에는 기존 전세대출을 저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다. 다만 이는 전세보증금이 3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에 더해 피해자가 6개월에서 2년 사이 이용할 수 있는 긴급 거처를 상반기 중 수도권에 500호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사기 증가·역전세 현상 등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긍정적인 방안”이라며 “특히 전세사기 단속과 처벌 등 사후적 조치 외에도 사기 예방과 사전적 모니터링 및 피해자 구제 등과 관련된 제도개선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일부 제도개선은 다가올 봄 이사철 이후에 법이 개선될 예정이거나, 수도권과 지방 또는 주택상품 유형 간 시행 시기에 차이가 있고 나쁜 임대인 명단공개 등은 국회 입법 개정이 불투명한 여지가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非) 아파트 전세 시세와 주택 전세가율·전세보증금 반환사고 지역 통계 외에도 임차인의 정보 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역전세 지역·임차권등기명령 지역 등에 대한 추가 정보 제공이 필요하고, 공인중개사의 주택 임대차 범용 계약서 강화나 특약 내용 추가 확대도 필요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