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 해약 급증… “원인별로 적절한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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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최근 보험업권 해약 증가 동향과 시사점’ 발표
지난해 9월 생보사 누적 해약환급금 25조3000억 원… 전년比 22%↑
보험계약 해약, 3가지 가설 복합적 작용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5 10:50:43

경기 침체 국면과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 해약 증가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적절한 방안 마련 및 관리가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험업권의 해약 증가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금융시장 환경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경기둔화·고금리·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험사 유동성 악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인 보험계약 해약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누적 해약환급금이 25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 보험해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저축성 보험만 별도로 살펴보면 9월까지 누적 해약환급금이 18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계약 해약을 설명하는 가설로 긴급자금 가설·이자율 가설·인플레이션 가설이 존재하는데 최근 국내 보험사의 해약 증가는 이러한 가설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이 설명한 세 가지 가설 가운데 긴급자금 가설은 경기부진 등의 요인으로 보험계약자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돼 긴급한 생활자금 마련 목적으로 보유 중인 보험을 해약하거나 보험료 미납으로 보험계약이 효력상실 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 하락세 등 국내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고 전반적인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저소득층·서민층을 중심으로 소위 ‘생계형 보험해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이 연구원은 추정했다.

이자율 가설은 시장금리 상승 시에 금리수준 또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업권의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보험해약이 발생하는 것을 지칭한다. 인플레이션 가설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보험금의 실질가치 하락을 우려해 보험을 해약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난해 국내 생보사의 해약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와 물가가 단기간 내에 급상승하면서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에도 경제의 저성장 국면과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보험계약의 해약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보험해약을 설명하는 위의 세 가지 가설 및 관련된 거시상황 변수 등을 면밀히 감안해 적절한 방안 마련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원은 경제적 이유 등에 따른 ‘생계형 보험해약’의 주된 대상자인 저소득층의 경우 예기치 않은 사고 발생 시 보험의 보장기능이 상대적으로 더욱 필요하고 절실한 계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보험계약 중 특히 ‘생계형 보험해약’ 사례를 줄이기 위해 기존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소비자에게 적극 홍보하는 한편 보다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계약유지제도를 추가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연구원은 “경제·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보험계약 해약 급증 가능성에 대비한 상시적인 모니터링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