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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료인 분석… “사진 속 인물과 동일인 아니다”
[단독: 5·18 진실 찾기⑩] “조사위가 내세운 ‘1번 광수’ 차복환은 가짜”
닮은 건 맞지만 목·얼굴 너비 비율 현격한 차이
거짓 인물로 판명되면 조사위 신뢰성에 큰 타격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16 00:05:00
 
▲ ❶중앙일보 이창성 기자가 촬영한 김군의 모습이다. ❷광수와 연령대별 차복환 씨의 B/A 비율. ❸광수는 모반이 없지만(왼쪽) 차씨는 모반(사마귀)이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송선태)가 ‘1번 광수’를 찾았다며 제시한 생존 인물이 외관상 닮은 인상을 갖고 있지만 의·과학적으로는 1980년 사진 속 인물과 동일하지 않다는 소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의·과학적 소견이 사실로 규명될 경우 5·18조사위가 부실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실과 다른 인물을 내세운 것으로 볼 수 있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본지와 최근 만나 자료를 제공한 현직 의료인의 분석에 따르면 5·18조사위가 1980년 5월 기관총 사진 속 ‘광수 1번 김군’이라고 지목한 차복환(63) 씨의 목과 얼굴 너비 비율이 사진 속 인물과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의 수상한 자’라는 뜻인 ‘광수’는 군사 연구가 지만원 박사가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5·18 당시 페퍼포그차(최루탄 발사 차량) 위의 총신 앞에 있는 모습이 공개된 사진 속 주인공은 철모에 두른 흰색 천에 ‘김’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김군’이라고도 불린다. 지 박사는 광수를 북한군의 광주 5·18 개입의 근거로 제시한 바 있어 광주 투입 북한특수군이라는 뜻으로도 광수가 통용된다. 
 
이에 따라 5·18이 순수 광주 시민에 의한 민주화운동이라고 주장해 온 쪽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사진 속 광수의 실제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당시 중앙일보 이창성 기자는 5월22일 아침 8시쯤 금남로 일대에서 광수를 찍었다고 증언했다. 
 
5·18역사학회에 따르면 1999년 5월 한 달 동안 KBS·MBC·SBS의 공중파 3사가 광수 주인공 찾기 캠페인을 벌였으나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2015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6개월에 걸쳐 또 한 번 광수 사진의 주인공을 찾는다며 광주 번화가에서 광수 사진전을 벌였지만 역시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 박사가 지목한 수백 명의 광수 추정 인물들 가운데 사진 속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거나 친구 또는 친척·동창·이웃이라는 사람이 당시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송선태 조사위원장은 5·18조사위 활동 착수 2년 만인 지난해 5월 대국민 보고회에서 “2022년 4월30일 현재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로 확인해 발표한다”며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의 사진 속 인물, 즉 지만원 씨에 의해 광주 특수군 일명 광수 1번으로 지목됐던 일명 김군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광주에 진입한 북한군이라는 의혹을 받아 온 ‘1번 광수 김군’이 사실은 수도권에서 평범하게 살아온 60대 남자였다며 차씨의 신상과 얼굴을 공개했다. 
 
차씨는 광수를 찾는다는 내용의 영화 ‘김군’을 보고 자신이 주인공이라며 2021년 5월 5·18기념재단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그해 10월 재단이 5·18조사위에 넘긴 뒤 조사위가 현장 조사를 통해 차씨의 증언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그러나 의학적 분석 결과 광수 1번 김군과 차복환 씨의 목·얼굴 너비 비율은 동일인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얼굴 너비 비율은 과학적 증거방법에 의해 계량화한 객관적 수치이며 판례가 존재한다. 실제 법원이 이 비율의 측정값을 근거로 판결한 전례가 있다. 이 비율은 목의 좌우 가장자리의 직선거리(목 굵기·B)를 관골궁(광대뼈) 사이의 직선거리(A)로 나눈 값(B/A)으로 측정한다. 
  
 
5·18조사위가 공개한 20세 때의 차씨 사진에서 B/A는 0.73(73%)으로 나온다. 목 굵기가 광대뼈 사이 직선거리의 73% 수준이라는 것이다. 조사위가 공개한 차씨의 29세 사진과 작년 언론에 공개된 62세 사진에서도 측정값은 0.73으로 동일했다. 여러 차례 재측정에서 차씨 비율은 0.72~0.73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광수 1번 김군으로 지 박사가 지정한 철모를 쓴 사진 속 인물의 목·얼굴 너비 비율(B/A)은 0.85(85%)~0.87(87%)로 분석됐다. 비율만 놓고 보면 서로 다른 사람이다. 
 
의료인은 철모를 쓴 김군과 1980년 20세였던 차씨의 사진이 직관적으로 다른 점도 구분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김군은 강하고 날카롭고 20세에 비해 겉늙어 보이는 인상이지만 차씨는 부드럽고 순박한 인상으로 구분했다. 
 
아직 누군지 100% 확인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사진 속 광수의 연령에 관한 정보는 5·18단체 어디에도 없다. 다만, 조사위가 그 사진의 주인공이 차씨라고 밝혔기 때문에 광수를 20세로 가정하고 그 연령에 비해 겉늙어 보인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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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은 또 피부색이 김군은 검게 그을렸지만 차씨는 하얗다고 봤다. 눈은 김군이 작고 왼쪽 눈이 더 크지만 차씨는 김군보다 크고 양 눈의 크기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B/A 측정 결과와 직관적인 인상을 토대로 의료인은 김군이 고도의 신체 훈련을 받은 자의 목이라고 판단한 반면, 차씨는 일반인의 목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찔레꽃’이 북한에서 남파된 이들 간에 서로를 알아보기 위한 인식표시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1980년 사진 속 김군은 철모에 찔레꽃을 꽂았다. 김군을 북한군으로 간주할 근거는 이번 의료 분석에선 제시되지 않았다. 
 
광대뼈 거리의 87% 수준의 목 굵기는 일반적으로 운동량이 많은 사람의 목 두께로 간주한다.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의 현역 시절처럼 후천적으로 운동량이 많을 때 목은 두꺼워진다. 그러나 운동량이 적다고 목 두께가 빠르게 얇아지진 않는다. 
 
따라서 광대뼈 사이 거리와 목 굵기 비율만을 비교할 때 김군과 차씨는 단지 비슷하게 보이는 인상일 뿐 목 두께만으로도 다른 사람이라고 분석 자료는 보고 있다. 
 
두 인물의 차이는 또 있다. 차씨는 오른쪽 인중 근처, 입술 위에 모반(母斑), 이른바 돼지점이 있다. 모반은 살갗에 있는 갈색 또는 흑색의 반문(斑紋)이다. 사마귀나 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차씨의 20·29·62세 사진에서는 꾸준히 모반이 발견된다. 
 
반면 1980년 사진 속 김군에게선 모반이 없다. 사진의 화질을 고려하더라도 김군이 뒤돌아보는 또 다른 사진에서 역시 모반의 흔적은 드러나지 않는다. 선천성 모반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진 속 인물이 동일인인지 구분할 때 모반의 위치와 크기를 비교한다. 성형 전 연예인 사진의 동일성을 확인하는데도 네티즌이 종종 활용한다. 
 
차씨의 증언이 실제 상황과 다르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차씨는 △(5월)21일 시위에 가담해 트럭을 타고 시 외곽을 돌며 독재 타도를 외쳤고 △22일 화순경찰서 앞 예비군 무기고에서 무기를 탈취해 돌아온 후 도경에서 특공조에 속해 경찰복을 지급받고 ‘죽어도 좋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쓰고 페퍼포그차에 올라갔으며 △특공조가 168명인가 있었다고 대국민보고회에서 증언했다. 
 
그러나 의료인은 분석 자료에서 △21일 차량은 시 외곽의 시민을 금남로로 이송하는데 사용됐고 △22일에는 무기 탈취 기록이 없었으며 △22일 기동순찰대가 편성돼 26일 오후 기동순찰대가 기동타격대로 재편됐고 △그 규모는 40명 정도이며 △기동순찰대에 서약서를 썼다는 증언 기록은 없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의료인은 △얼굴이 비슷한 사람일 뿐 실제 광수에게는 바이오마커인 모반이 없고 △실제 광수보다 목의 굵기가 가늘며 △증언 내용이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근거로 “차복환 씨는 광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광수’를 처음 제기한 지 박사는 연구소를 찾아온 한 방송 기자에게 “5·18 조사위가 차씨를 광수 1호로 결정한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광주=허겸 기자 
 
 
지만원 박사가 ‘광수의혹’ 본격 제기
  
 
▲ 지만원 박사가 제기한 광수 추정 인물의 모습. 뉴스타운
 
수 논객 지만원(81) 박사는 광주 5·18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의견을 피력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올해 1월 수감됐다.  
 
보수단체들은 고령인 지 박사가 5·18 당시 북한군이 침투했다는 학자적 소신을 사진 증거로 입증하다 구속된 점을 들어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을 제출하고 8·15 특사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지 박사는 5·18 기록들이 설명하는 무기고 탈취와 교도소 공격 감행, 다이너마이트(TNT) 설치 등은 우리의 이웃인 순수 광주시민이 저지르기엔 지나치게 폭압적인 폭거일 수밖에 없다며 북한군의 개입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특히 북한이 자기들과 전혀 상관이 없는 5·18민주화운동을 매년 기념한다는 사실을 수상히 여겨 5·18 당시 촬영된 인물들과 북한 5·18 행사 참가자와 군부 실세들의 안면 정보를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010년 5월17일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서 ‘광주인민봉기’ 30돌 기념 평양시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같은 날 보도했다. 
 
지 박사는 1번 광수와 함께 페퍼포그차에 올라탄 나머지 2명이 평양시 보고회 사진 속 맨 앞자리의 3명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보고, 이들이 5·18 북한특수군 제1·2·3 광수라는 주장을 펴는 등 다수 인물의 사진정보를 분석하는 연구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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