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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北 개입 공산폭동’ 게시글 첫 무혐의
경찰, 불송치 결정… 관련 법조문 사실상 사문화
간첩 개입설 주장 막으려 만든 특별법 ‘휴지조각’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08 18:30:45
▲ 1980년 5·18 당시 시민군이 올라 탄 군용트럭 옆으로 북한 인민군 제식동작을 연상케하는 사람이 따라 걸어가고 있다. 우리 군은 걸을 때 두 팔을 앞으로 곧게 뻗지만 인민군은 팔꿈치가 보이도록 팔을 가슴 쪽으로 굽어 들어 올린다. 경찰은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추정하고 추적하는 ‘5·18 북한 개입설’을 인터넷에 올린 행위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1980년 5·18은 북한이 개입한 공산폭동이라는 이른바 ‘5·18 북한 개입설’에 관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8일 구주와 변호사가 출연한 이봉규TV의 7일 방송분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오모 씨에 대해 경찰이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판단된다”며 혐의없음 결정하고 검찰에 불송치했다. 
 
5·18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구 변호사는 밝혔다. 구 변호사가 입수, 방송에서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피의자는 지난해 9월 천안시 자택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김일성교시를 받아 일어난 5·18 폭동을!’ ‘민주화를 가장한 자유민주 파괴 폭동을 말이다!’는 글을 작성, 게시했다. 
 
또 ‘다시 한번 눈이 있다면 보라! 민주화라 외치고 군 무기고를 털어 무장 폭동을 일으킨 저들의 만행을 말이다!’ ‘김일성 교시에 따른 간첩들과 빨치산 후예들, 선동당한 시민들에 의한 공산화폭동이 바로 5·18이다’라고 게시물을 작성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의자가 블로그에 글을 게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유포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피의자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간첩 개입설 등을 보고 이에 실제로 간첩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으로 글을 작성한 것일 뿐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고 판단되는 등 범죄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불송치 이유를 결정문에 적시했다. 
 
우파 그룹에선 이른바 ‘5·18 왜곡처벌법’이라고도 불리며 악명이 높은 ‘5·18특별법’은 북한과 간첩 개입 발언을 틀어막고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좌파 그룹의 법적 안전장치로 받아들인다. 
 
법조문이 명목상 ‘누구든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아 종전에 정립된 개념에 변화를 가하는 역사적 재평가 행위에 대해 사실상 경계하고 있는 데다 북한의 개입이 규명될수록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민주화운동으로서 면모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해 법을 급조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 변호사는 “경찰이 간첩 개입설에 대해서 허위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의자는 추측을 한 것이고 간첩 개입설을 어디에선가 보고 그 말이 타당해 보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것이기 때문에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 즉 고의성이 없어서 무혐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첩 개입설을 보고 게시물을 작성해 무혐의라면 간첩 개입설은 40여 년 전부터 있었을 것이고 지금 이 시대에 개입설을 말하는 사람들은 전부 다 어디선가 보고 들은 것일 뿐 최초 주장자가 아니다”라며 “그러면 지금 간첩설을 말하는 모든 국민은 이 결정문에 따라 전부 다 혐의가 없게 된다”고 이번 경찰 결정에 의의를 부여했다. 
 
5·18특별법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5·18에 대한 진상 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왜곡'해선 안 된다며 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겠다는 취지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법규정 자체의 모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2021년 1월 개정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1장 3조의 9는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조작 사건을 진상규명 조사 범위에 포함했다. 법 규정에 ‘침투 의혹’ 대신 ‘침투 조작’이라는 표현이 사용돼 결론을 미리 정하고 예단하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우선 지적된다. 
 
▲ 구주와(오른쪽) 변호사가 7일 밤 방영된 이봉규TV 방송에서 5·18은 북한이 개입한 공산폭동이라는 이른바 ‘5·18 북한 개입설’에 관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경찰이 처음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배경과 법률적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봉규TV 캡처
 
북한군 개입설은 확인 여부에 따라 5·18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뀌게 한다. 우리 군복을 입고 계엄군 행세를 한 북한 무장공비와 고정간첩이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총으로 쏜 뒤 계엄군의 잘못으로 덮어씌운 모략전술이 드러나면 정부 폭력에 항거한다는 순수한 민주화운동으로서 명분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기존 5·18유공자는 대대적으로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반면 여전히 진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도청 앞 집단사격’(포 사격이 아니므로 ‘집단발포’라는 용어는 잘못) 의혹 등 그동안 사태 유발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혀 온 계엄군의 만행이 북한군 소행으로 책임이 전환되면 43년간 거듭돼 온 남남갈등과 반목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실추된 군의 위상이 회복되는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당시 계엄군과 시민이 진심으로 손을 맞잡고 화해할 해빙무드가 비로소 조성될 수 있어서다. 
 
또한 호남과 선량한 광주시민에 대해 그간 사회에 만연해 온 차별적 풍토가 일순간 개선될 가능성도 크다. 계엄군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광주시민에서, 북한의 계략과 교묘한 선전선동에 휘말려 차별 피해를 당해 온 호남 도민 전체로 피해 회복의 객체가 확대되는 관점에선 국가적 실익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5·18이 순수 민주화운동인지, 북한군 또는 북한 인민군 소속이 아닌 민간 공작조가 개입한 폭동·반란인지 성격을 재정립할 중요한 책무를 조사위가 고의로 외면한 것은 간과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5·18이 특정 정당이나 이익집단의 정파·정략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전락한 결과, 역설적으로 다수의 호남 도민을 현실 피해자로 양산한다는 근거에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서 출범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송선태)는 4년간 막대한 정부예산을 쓰고도 북한군 개입설 조사를 고의로 축소·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나 책임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5·18 직전 ‘사전 무장봉기’를 계획한 것으로 밝혀진 송선태 위원장(장관급)을 비롯해 조사 방향의 열쇠를 쥔 키맨들의 상당수가 전남대 운동권 출신인 조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국민 혈세를 쓰는 조사위가 법이 규정한 북한군 개입 문제를 성실하게 조사하고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할 법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조사위 해단 이후 공직자로서 재직 시절의 책임 소재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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