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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최근 강남 테헤란로 일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불법 금융 다단계 사기에 대응해 ‘피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단기 임대 사무실을 내세워 마치 정식 법인처럼 가장하고 고령층 등에게 투자를 유도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자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이른바 ‘깔세’라 불리는 단기 임대 방식을 이용해 고수익을 내세운 투자 유인 행위가 늘고 있으며 이들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상품을 앞세워 불법 후원수당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깔세’는 부동산에서 단기 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는 은어로 사무실을 일시적으로 임차해 조직의 외형을 갖추는 데 활용되는 수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이런 불법 금융 다단계 사기의 주요 대상은 은퇴자와 주부, 고령층 등으로, 일정 기간 수당을 지급하다 돌연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하는 방식이 자주 쓰이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센터장’ ‘지점장’ 등의 직책을 부여하며 신규 인원을 많이 유치할수록 수당을 지급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불법 피라미드 구조와 유사한 체계다.
시는 특히 법인을 내세운 조직형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지역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2만28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4%(1562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법인을 이용한 사기 범죄는 지난해 23건에서 올해 4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시 관계자는 “적법하게 등록된 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과거 위반 이력도 함께 조회해야 한다”며 “불법 다단계는 대부분 추천·후원수당 중심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고수익 보장’ 문구는 투자사기 위험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등록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한국특수판매조합·직접판매공제조합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불법 금융 다단계 범죄는 폐쇄적으로 운영돼 시민 제보 없이는 수사 착수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불법이 의심되는 업체로부터 가입 권유를 받거나 피해를 본 경우 빠르게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결정적 증거를 첨부해 신고할 경우 최대 2억 원의 포상금도 지급된다.
강희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 직무대리는 “단기 임대 사무실을 내세운 불법 다단계 조직은 외관상 정상적인 회사처럼 보이지만 고수익을 미끼로 한 금융사기인 경우가 많다”라며 “의심스러운 투자 권유나 사업 제안을 받았다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즉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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